‘첨벙’거리는 시원한 발장구 소리와 ‘꺄르륵’ 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짙은 녹음에서 울리는 매미 소리와 함께 어우러진다. 비록 투명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마스크 속으로 아이들의 하얀 이가 유독 확대된다. 오랜만에 여름을 만끽하는 아이들이다. 코로나19라는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탈출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천안시 풍세로에 위치한 엘리트 프로젝트가 진행하는 일명 물총놀이 프로젝트, ‘워터건 플레이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웃음을 찾아주고 있었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로에 위치한 엘리트 프로젝트는 초등학교와 유치원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는 파견 교육기관이다. 방과 후 수업이라고 하면 영어부터, 미술, 음악, 체육까지 다양한데, 엘리트 프로젝트는 이 가운데 체육과 놀이 활동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생님들은 모두 남자다. 엘리트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송인호 대표는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선생님들은 체육학, 체육교육학을 전공한 2, 30대의 젊은 남자 선생님들이다,”며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여자 선생님들이 많기 때문에 남자 선생님이 필요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 놀이 활동으로 체육전공자 수업 진행
엘리트 프로젝트가 진행하는 방과 후 수업들은 하나같이 흥미진진하다. 라텍스 밴드, 점보 스텍스, 그물 놀이, 그물사다리, 카라콘, 6각 멀티 후프, 연탄 놀이, 홉 주머니 놀이, 터널 놀이, 스카프 활동, 파라슈트 등 수업 중에 사용하는 신기한 교구들은 아이들의 호기심과 오감을 자극한다. 앞서 언급했던 ‘워터건 플레이 프로그램’처럼 찾아가는 물놀이 캠프, 생존수영, 체육대회, 과학행사, 민속놀이 등도 있다. 이는 학기 중 진행하는 특별 행사 프로그램이다. 송인호 대표는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으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대회나 운동회를 하려면 공던지기, 바통, 줄다리기 등 여러 가지 준비해야 할 기구들이 많다. 과학행사를 하려면 아이들의 눈과 입을 동그랗게 뜨게 할 실험 교구들이 필요하다. 민속놀이는 또 어떤가. 사방치기, 널뛰기, 투호 던지기 등 옛 물건들이 있어야 한다. 한여름에는 거대한 바운스로 교내에서 즐길 수 있는 수영장도 뚝딱 만들어 내야 한다. 송인호 대표는 지난 7년간 엘리트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소화해 왔다.
선생님들은 체육학과 또는 체육교육과를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엘리트 프로젝트에 입사하게 되면 3개월간 필수 교육과정을 밟아야 한다. 가르치는 아이들이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이기 때문에 눈높이도 맞춰야 하고, 엘리트 프로젝트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도 습득해야 한다. 또 행사를 진행하려면 레크레이션 자격증도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 기관의 교육을 이수하고 수료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아이들의 훈육 방법, 마음가짐, 존댓말 등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필수 교육과정을 모두 숙달해야 파견 교사로 활동하게 된다.
파견 교사 하루 최대 2~3시간 수업
방과 후 수업은 교육법에 따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한 유치원에서 학년별로 수업을 진행하면 최대 3시간 수업을 할 수 있다. 한 유치원에서 1시간 수업하는 경우에도 최대한 이동 거리를 짧게 해 최소 2시간의 수업은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선생님의 주거지와 가까운 곳으로 배치하는 것도 항상 고려한다. 송인호 대표는 “처음부터 내가 가고 싶은 지역으로 갈 수는 없지만, 경력과 신뢰가 쌓이면 먼저 배려해 학교와 학원을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에서 먼 외곽으로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동 거리가 멀면 수업을 많이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선생님들이 꺼리는 동선이다. 이런 경우에는 송 대표가 직접 발로 뛴다. 그는 “학교와 유치원이 원한다면 무조건 가야 한다.”며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돈보다 아이들에게서 보람을 얻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 아이들이 많은 교구와 다양한 체험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런 부분에 책임감, 보람을 가지고 이 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 및 유치원의 출강 계획은 학기가 시작되기 전, 연초에 계획된다. 때문에 파견 교사들과의 계약 관계도 1년이 기준이다. 중도에 포기하거나 그만두는 경우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는 만큼 이 기간은 반드시 지켜 줄 수 있는 책임 있는 선생님을 선호한다.
최근 엘리트 프로젝트는 법인으로 등록됐다. 그러나 최종 목적지는 사회적기업이다. 송 대표는 “사회적기업으로 신청을 하려고 보니 우선은 법인으로 등록되어 있어야 했다.”며 “세금이 절감되는 부분도 있고, 또 저도 법인 하에서 월급 받는 대표라는 것. 교사들과 똑같은 교사라는 점. 상하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로 사무실 분위기를 이끌어 가고 싶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하나 되어 즐겁게 나아가는 엘리트 프로젝트를 만들자는 마음으로 법인 등록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음악, 미술까지 추가해 최고의 전인교육 기관을 꿈꾸다.
현재 엘리트 프로젝트는 체육, 놀이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곧 미술과 음악 등 다른 교과과정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송인호 대표는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이러한 계획들이 잠시 멈춘 상황인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활기찬 수업으로 미술과 음악, 무용 등 더 다양한 수업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엘리트 프로젝트를 천안 내 최고의 전인 교육기관으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엘리트 프로젝트 파견 교사들은 1시간당 3~4만 원의 수업료를 받고 있다. 엘리트 프로젝트 정직원이 되면 각종 교내 행사에 참여해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출퇴근은 탄력 근무제로 운영되며, 모든 교구와 기구는 엘리트 프로젝트가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