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정동 도로변, 남다른 인테리어와 감각으로 눈길을 잡는 곳이 있다. 시내 한복판에서 교외의 느낌을 주는 곳, 한적한 미술관의 여유로움을 선사하는 곳, SNS에서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지난해 오픈한 묘한 카페, ‘서올건설 베이커리’다.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대로변, 하얀 담벼락 사이로 엿보이는 실내가 행인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하얀 외벽에 드문드문 보이는 초록빛 정원이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공간. 이곳의 쓰임을 알 수 있는 세련된 명패가 보인다.
‘주식회사 구공, 서올건설 베이커리’.
주식회사라는 건지, 건설회사라는 건지. 베이커리라는 건지. 이곳을 처음 찾은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당황스럽게 하는 명패다. 속 시원히 베일을 밝혀보니 이곳은 주식회사 구공의 감각을 담아, 서올건설이 창업한 두정동의 유명한 베이커리 카페였다.
천안에서 서올건설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2012년부터 천안의 대표적인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 등을 책임 시공하며 오랜 기간 신뢰와 명성을 쌓아온 곳이다. 서올건설 시행팀 사원인 이호진씨(현 서올건설 베이커리 대표)는 두정동에 확보한 땅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며, 서올건설 한대현 대표이사와 함께 공동 지분으로 카페를 짓기로 했다.
건설회사에서 건물 하나 올렸다 허무는 것은 일도 아니다. 다만 카페 인테리어를 해 본 적이 없기에, 주식회사 구공의 힘을 빌렸다.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유명한 구공의 손길이 합쳐져 ‘서올건설 베이커리’는 오픈과 동시에 두정동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하얀 외벽과 드문드문 보이는 초록빛 잔디와 화초들이 싱그러움과 여백의 여운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도심에서 즐길 수 없는 힐링을 도심 한가운데서 받을 수 있다는 게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실외뿐 아니라 실내까지 곳곳이 포토존이다. 오래전 카페라는 공간은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일종의 접선 장소다. 그러다 원두커피가 유행하기 시작하며, 남녀노소 따지지 않는 휴식처가 되었고, 노트북이 만연하고부터는 젊은이들이 혼자서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세련된 노부부들에게는 여유로운 브런치를 즐기는 곳이 되기도 했다.
이후 SNS가 활발해지며, 최근 카페는 포토존을 필요로 하게 됐다. 카페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눈으로 봐도 먹음직스러운 디저트와 음료가 필수다. 요즘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휴식을 찾아 카페를 찾기도 하지만, 이것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오늘 내가 어떤 곳에서 무엇을 했는지 공유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SNS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퍼져나간다. 남들이 하지 않는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더 큰 인기를 부른다. 그런 점에서 주식회사 구공의 감각에 손뼉을 치지 않을 수 없다. 320평의 대지에 150평의 건물을 세웠다. 외벽과 마찬가지로 실내도 흰색 풍이다. 층고는 물론이고 테이블 간격도 널찍널찍하다. 전체적으로 뻥 뚫려 마치 고급 호텔 로비같다. 실내 한가운데 기다란 테이블이 있고 그 위로 25종의 먹음직스러운 베이커리가 자리하고 있다.
특별한 포토존
공간 한쪽에는 통유리 너머로 나무 한 그루가 자라는 중정이 있다. 마치 미술관에 온 듯 실내에서 묘하게 즐기는 자연의 미다. 터널을 통과하듯 빛과 어둠의 사이를 연출할 수 있는 자리도 있다. 사진을 찍어 보니 액자 속에 내가 들어간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고, 카페가 아닌 또 다른 세상에 다녀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렇다 보니 SNS에 이곳은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천안의 명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와 음료
눈이 호강하고 나니 코의 감각이 스멀스멀 살아났다. 발걸음이 저절로 고소함과 달콤함을 따라 움직였다. 긴 테이블 위에 반짝반짝 코팅된 몽블랑이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 초코무화과 휘낭시에와 각종 마들렌이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다. 앙증맞은 거북이 모양의 멜론빵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즐겁게 만들 것이다. 연유를 듬뿍 먹은 먹물연유빵, 고소한 마늘향이 가득한 마요갈릭빵, 그 옆으로 이곳의 시그니쳐라고 하는 대파홀릭빵이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바삭바삭한 크러스트, 겉 바삭 속 촉촉 이라는 마카롱과 에그타르트, 등 쿠키류도 보인다. 귀여운 미니 케이크도 있다. 케이크 위에 올라간 청포도와 자몽, 키위, 딸기 등은 눈으로만 봐도 상큼하고 신선하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기 전 한국제과 기능장협회가 인정한 ‘빵, 과자의 달인 제과 기능장의 집’이라는 팻말을 봤다. 이호진 대표는 “최고의 맛을 위해 베이커리는 물론이고 바리스타까지 최고의 기능장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매일같이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올건설 베이커리는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천안에 코로나19가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매출이 괜찮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하며 지금까지 현상 유지만 하는 중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배달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와 동행하다
지난해 오픈 기념으로 충남지역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을 통해 ‘기부앤케이크’사업을 추진했다. 서올건설 베이커리가 아이들의 생일에 맞춰 케이크와 선물을 초록우산 재단에 제공하면, 재단이 아동 가정을 방문해 전달하며 생일파티를 열어주는 사업이었다. 이로 인해 90여 명의 아이가 즐거운 생일파티를 가졌다. 서올건설 베이커리는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고수하고 있다. 해서 판매 후 남는 빵들은 다음날 오전 모두 지역사회에 기부한다. 값을 매기면 매일 5만 원에서 10만 원 상당의 빵을 기부하고 있는 것. 이 대표는 “항상 지역사회와 함께 커가는 업체가 되겠다.”며 “두정동의 명물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