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어떤 농작물이건 그 시작은 작은 씨앗과 모종일 터. 성주화성육묘장 배재관 대표는 농업의 기본이자 기초는 ‘모종’이라는 생각으로 성주화성육모장을 시작했다. 농업인들이 요구하는 모종을 언제든지 최상의 상태로 공급하는 것에 목표로 하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농업은 점차 분업화되고 있습니다. 개별 농가가 씨앗 파종부터 시작해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하는 것보다는 분야별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의 분업으로 흘러가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으로 육묘장을 시작했죠. 그 중에서도 농업의 가장 기본, 기초가 되는 것은 ‘모종’입니다. 전문적으로 건강한 모종을 키워야 모든 농사가 되기 때문이지요.”
실내 면적만 3,500평, 농가에서 원하는 씨앗은 모두 키워내 성주화성육묘장은 시설도 굉장하다. 실내면적만 3,500평, 전체 부지가 만 평에 이른다. 일하는 인원만도 10명, 웬만한 중견기업에 비할 정도다. 1997년 유리온실 1500평 규모로 토마토 농사를 운영하다가 2006년 본격적으로 시설을 활용해 육묘장을 시작했다. 그 이후로 점차 규모를 키워온 것.
과채류부터 시작해서 무슨 씨앗이든, 농가에서 원하는 씨앗은 모두 파종을 하고 건강하게 키워 낸다. 그 덕에 부산부터 강원도까지, 산간지역 부터 평야지역까지 성주화성육묘장을 찾는 고객들은 줄을 선다. 배재관 대표는 고품질 묘를 생산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좋은 모종을 키워내는 일에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배재관 대표는 “누구나 쉽게 모종을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굉장히 어렵죠. 큰 작물은 쉽게 티가 나는데 어린 모종들은 병이 걸린 것인지 알 수 없어 일일이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병 걸린 모종은 무조건 폐기처분이 원칙입니다.”라고 전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육묘장이 있지만 이 곳만을 고집하는 농가가 많은 이유다.
그는 현재 육묘장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상태로 큰 차이가 없는 상태에서 고객이 원하는 상태의 우량묘를 생산하기 위해 모종 상태를 눈으로 직접 꼼꼼히 살피고 온도관리, 습도 등을 최적의 상태로 운영하기 위해 늘 바지런하게 움직인다.
“일일이 눈으로 모종의 상태를 보면서 직접 손으로 관수를 합니다. 다른 것은 다 자동화하지만 물주는 것은 자동화 자동화할 수 없어요. 자동화를 사용하다보면 베드에 물을 다 똑같이 주거든요. 하지만 한 곳에 똑같은 상태의 모종만 있을 수는 없어요. 큰 것은 물이 많이 필요하고, 작은 것은 조금 필요하죠. 각각 필요한 물의 양이 다른 만큼 정확하게 필요한 양을 공급합니다.”
배재관 대표에게도 시련기는 있었다. 지금까지 그는 2번의 큰 시련을 겪었다. 한 번은 1500평 규모 온실 전체에 전염성 바이러스가 퍼졌다. 100만주 되던 종묘가 모두 날아가 버렸다. 아무래도 온실 하나에서 계속 키우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던 바이러스가 있었던 것. 그 위로 배재관 대표는 하나뿐이던 온실에 800평 규모, 700평 규모 2개를 더해 1년에 4~5개월은 비워서 소독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종묘 상태에서는 티가 나지 않아 몰랐다가 농가에 판매한 이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그 보상도 다 해 주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자신이 판 종묘 때문에 수확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모두 보상해 주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
하지만 난관과 피로 속에서도 좋은 종자 주어서 고맙다는 농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의 노고는 싹 씻겨 나간다. “종자가 좋고, 시세도 좋아 돈 벌었다면서 같이 식사나 한 번 하자는 분들, 막걸리 한 병씩, 참외 한 박스 씩 고맙다며 들려줄 때면 피로가 싹 풀립니다.”
특히 토마토 농사를 17년 동안 지었던 배재관 대표의 이력 때문에 성수화성육묘장은 ‘토마토’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으뜸으로 꼽힌다. “저희는 신기술을 가장 먼저 접합니다. 그래서 토마토 농가에는 미리 가서 종자 설명도 해 주고, 어떤 방법으로 농사짓는 것이 좋다고 적극적으로 알려주죠. 바로바로 적극적으로 스펀지처럼 받아들여 응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보람됩니다.”
배재관 대표는 끝으로 한 가지. 정부 지원 정책의 맹점에 대해 언급했다. 그처럼 대규모로 시설을 운영하는 농가의 경우 중간에 시설 보수가 쉽지 않아 정부의 지원이나 보조금이 절실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제일 처음 시설을 지을 때는 정부 지원은 받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추가 지원이 되지 않습니다. 저도 시설 보수를 위해 보조금 수령하러 갔다가,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시설에 근저당이 잡혀 있기 때문이지요. 대규모 시설이기 때문에 융자 없이 순수히 사비로 충당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정도 규모를 운영하려면 근저당이 필수죠. 하지만 근저당을 잡히면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악법입니다. 돈 있는 사람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죠.”
모든 농사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종묘일 것이다. 최상의 종묘를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는 성주군 화성육묘장. 그가 공급한 종묘로 최고 품질의 작물이 완성되는 것만으로도 보람차다는 배제관 대표와의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