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말, 단 4명의 어린이로 시작했던 성주의 별고을 어린이테니스단은 2017년 5월 공식 창단 이후 그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했다. 현재는 56명의 단원과 학부모 48명이 함께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이면 테니스코트 가득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번진다. 3년 만에 이룬 놀라운 성과다. 그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어린이테니스단을 통해 성주군 테니스의 황금기를 이끌고 있는 엄병섭 회장을 만나봤다.
별고을 어린이테니스단의 인기비결은 기본적으로 부모와 함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이다. 부모가 함께하지 않으면 입단이 불가능하다. 여기에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땀 흘리면서 건전한 가정문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건강하고 활기찬 성주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
처음 이런 형식을 떠올린 것은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3년 전만 해도 성주군에서 테니스를 즐기는 동호인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태였고 특히 유소년들의 테니스 입문은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10년 내 테니스 동호인은 그수가 급감해 이로 인해 성주군 테니스의 존폐위기의 문제가 대두될 것이 염려되던 상황. 이창훈 감독은 부모와 함께 하는 테니스교실을 제안했다.
엄병섭 회장은 “부모님과 아이들이 따로 하면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만 오면 받아주지 않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게 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참신하고 효과적이었다. 현재 금오공고 체육 선생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창훈감독님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열정도 대단하고 조직 운영도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잘해주셔서 3년 만에 이렇게 성장할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는 매일 저녁 단원들과 부모들이 테니스훈련을 위해 테니스상을 찾고 기존 동호인들까지 합치면 6면의 코트로는 턱없이 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성주군테니스협회 모든 회원들이 매주 금요일은 단원들과 부모들을 위해 테니스장을 양보하면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리 고향 성주의 꿈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배려가 있어 어린이 테니스단의 발전이 가능한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20여명의 강사진은 역시 재능기부를 통해 단원들을 위해 지난 3년간 매주 금요일마다 적극적으로 지도를 함으로써 아이들의 실력 향상
을 이끌어내었다. 그 동안 이병환 성주군수, 지기룡 성주교육지원청 교육장,임종식 경상북도교육감이 방문해 격려하면서 주니어 테니스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한 바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테니스를 즐기게 되면서 긍정적인 효과는 여러 곳에서 드러났다. 엄병섭 회장은 “부모와 함께하는 운동을 기본으로 해 운동을 통해 소통하는 가족 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엄청난 운동량으로 건강 증진 효과도높다. “매년 건강검진하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던 학부모님들도 테니스 시작하고 나서는 바로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고. 엄병섭 회장은 별고을 어린이테니스단 활성화는 단지 스포츠 저변활동의 목적뿐만 아니라 성주군의 인구감소 문제 해결과 즐거운 성주문화 조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 평가했다.
실제로 공부를 위해 대구로 전학이나 이사를 계획했던 부모들이 가족과 땀 흘리며 운동할 수 있는 별고을테니스단의 매력을 버릴 수 없어 이사를 포기한 가족들도 2~3가족 있을 정도다. 더 나아가 유소년 테니스 교실로 성주군 테니스를 활성화하고 선수 확보 및 육성하겠다는 바람도 있다.
경상북도 도민체육대회 선수 확보도 가능하며 장기적인 훈련을 통해 성주군 테니스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엄병섭회장은 “테니스 발전을 위해서는 인적 자원 확보가 우선이라고 본다. 비기너들이 금방 포기하지 않고 다 따라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친구들이 자라고 성장해서 나가면서 도 대표가 되고, 권순우 국가대표 테니스 선수나 정현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도 성장해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8월에는 대한테니스협회에서 주관하는 ‘제 27차 바블랏 성주 주니어 로컬 테니스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27회 진행되는 동안 주로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등 대도시 쪽에서만 이루어 졌던 대회 였다. 전국 128명의 선수와 150명의 부모들이 성주를 방문했다. 엄병섭 회장은 “서울에서 개최해도 70~80명밖에 참가하지 않는 대회였는데 성주군 개최시에 128명의 선수가 참여했을 정도로 성과가 좋았다”면서, 테니스협회 동호인들이 준비를 잘 해준 덕이라고 전했다.
“사실 시설과 인프라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코트가 9개뿐이라 오후 7시반이 넘어서까지 경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모든 동호인들이 나서
전국대회를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준비하며 신경을 많이 썼다.” 성주군청에 근무하는 테니스협회 이사진의 도움을 받
아 성주군을 알릴 수 있는 참가기념품도 준비했다. “보통 대회에서는 열쇠고리 하나 정도를 기념품으로 주고 마는데, 우리는 성주 참외 모양의 수세미, 성주 관광지도, 참외 팩 등 홍보물을 함께 넣고 사비로 학생들이 좋아할만한 과자까지 넣었다. 참가기념품 하나에도 정성을 들여 어느 대회 못지않게 참신하면서도 성주군을 알리는 효과가 높았다고 자신한다.” 염병섭 회장은 특히 성주는 지리적 위치가 좋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대규모의 대회를 유치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