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에는 현재 950여 농가가 참외를 생산하고 있다. 낙동강의 풍부한 수자원을 바탕으로 다른 참외 재배지 보다 당도가 높으며, 먹는 맛이 아삭한 고품질 참외다. 참외하면 떠오르는 것은 성주 참외지만 칠곡의 참외 역시 못지않다. 재배 면적과 생산량이 성주에 비해 적은 편이라 인지도가 낮을 뿐, 결코 성주 참외에 뒤지지 않는다. 칠곡에서 참외발전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유국선 회장을 만나 칠곡참외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당도 높은 칠곡 참외, 중매상과 소비자 선호도 높아
유국선 회장은 “우리 칠곡 참외는 꿀벌로 수정해 당도가 높고 육질이 아삭하다. 자연친화적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더 좋은 품질이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성주 참외의 생산량이 워낙 많아 소비자들이 쉽게 접하고, 브랜드 홍보에 치중해 인지도가 높을 뿐 칠곡 참외 역시 그에 뒤지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5월까지는 칠곡 참외가 더 낫다고 자신한다.”며 칠곡 참외를 납품하는 강서농형공판장의 경우 중매인들이 칠곡 참외를 더 선호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국선 회장이 재배하는 칠곡 참외 대부분은 당도를 측정하면 17~18브릭스 정도를 기록한다. 그야말로 꿀참외라고 해도 될 만큼 높은 당도다. 물론 농가별로 농사짓는 방법에 따라 맛, 당도, 육질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유국선 회장은 “참외는 같은 나무에 달려도 맛이 제각기 다르다. 물을 주는 횟수, 방법에 따라서도 달라질 만큼 예민한 과일이기도 하다. 이런 참외를 균일하게 고품질로 생산해 내야 하는 것이 앞으로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사랑 받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본다.”면서 칠곡 군에서도 참외 농사를 위한 기본 인프라가 구축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 (APC) 건립으로 칠곡 참외 상향평준화 이루고 싶어
“칠곡 참외가 고품질임에도 불구하고 메이저급 유통센터에 납품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인프라가 없다 보니 바이어들이 원하는 수량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성주군에 부러운 것은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평준화 된 기준으로 선별하고 당도 체크도 할 수 있으면 한다. 군 차원에서도 참외농가를 보호하려면 그런 부분을 신경 써주면 고맙겠다.”
유국선 회장은 이런 생각으로 미래에 APC를 건립하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APC가 있으면 참외의 세척, 선별, 포장 등의 유통 과정을 함께 하면서 참외 유통 혁신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성주 참외가 이미 품질과 판매에서 정점을 찍었다면 우리는 계속 상승세다. 현재 부족한 점은 있지만 그렇기에 앞으로 엄청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연구회 회원에게도 항상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단 자기 농장만의 참외만 좋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칠곡 전체가 상향 평준화가 되어야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당장 자신만 생각하면 다른 농가보다 금액을 잘 받을 수 있어 수익이 늘어날 수 있지만 칠곡 참외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 고품질 참외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21년 전 귀농 후 참외 농사에 매진하다
유국선 회장은 1998년, IMF의 풍파가 대한민국을 덮치던 해에 칠곡으로 귀농을 결정했다. 고향인 경북 봉하를 떠나 대구에서 초, 중, 고를 거쳐 대학교 까지 나오고 회사 생활을 하던 그가 귀농을 하자 주변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IMF를 계기로 부모님과 외삼촌이 거주하던 칠곡에 정책하기로 정했다. 좋지 않았던 경제 상황 탓도 있지만 장남으로서 어르신들을 모셔야 한다는 생각에 아내와 상의 끝에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농경 사회가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면이 강했다. 지금은 귀농을 환영하고, 정부가 행정적 경제적으로 지원도 아끼지 않지만 21년 전에는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었으니. 대학 공부까지 마친 제가 실패 끝에 귀농을 선택했다며 수군대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이 지역에 어울리는 데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탁월한 감각과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접했던 경험을 토대로 4~5년 만에 참외농사를 정상궤도에 올렸다. “참외 농사와 잘 맞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이렇게 21년 정도 참외농사에 전념해 올 수 있지 않았을까? 대학에서도 심리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원래 농업을 공부하고 싶었을 만큼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다. 참외 농사를 지으시던 부모님들을 도와 드리면서 어깨 너머 배운 것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런 귀농의 어려움을 직접 겪어본 탓에 그는 귀농해 돌아오는 사람들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귀농 하시는 분들을 보면 귀농했던 초창기 시절이 떠오른다. 어렵게 내린 결단일 수 있는 만큼 자리를 잘 잡아야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다.”
유국선 회장은 끝으로 “호국고장 칠곡에서는 내 손주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참외를 생산하고 있다. 언제든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생산에 힘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믿고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참외가 아닌 내 자신을 판매한다’는 생각으로 환경과 소비자 건강을 우선에 두고 작업하고 있다는 그와 칠곡참외발전연구회 회원들이었다. 아직 생소한 칠곡 참외지만,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을 칠곡 참외의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