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벌꿀농원의 엄태진 대표는 열일곱 나이에 양봉을 시작했다. 벌써 40년째 벌과 함께 살아오고 있는 인생이다. 그는 동네에 들어왔던 이동양봉가가 제주도에 함께 가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유로 양봉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 뒤로 고향인 강원도 영월을 떠나 전국으로 이동을 하다가 합천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부인을 만나 합천에 정착했다. 합천에 터를 잡고 벌을 키운 지도 30년째다.
엄 대표는 “양봉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적성에 맞았다. 벌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고 전국적으로 풍경 좋고 환경 좋은 곳을 다니는 데 매력을 느꼈다. 당시에는 기후도 좋았고 꿀 가격도 높아 수익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양봉을 즐겼던 그는 5년 만에 자립에 성공했다. 22세 되던 때였다. 당시 50군 정도의 주력군으로 시작했던 군 수도 가을이 되자 200군 가까이로 늘었다. 독립한 첫 해에 어느정도 매출을 올렸다. 당시 한 달 월급이 7만원 하던 시절이니 얼마나 대단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대량화 통해 경쟁력 갖추고 로얄젤리 생산에 주력
중간에 하우스 작물 농사도 겸하고 호박, 수박, 가지 농사도 지어봤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벌을 손에서 놓아본 적은 없다. 8년 전부터는 양봉을 대량화하고 규모화 할 때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으로 600군 이상의 벌을 기르고 있다.
그는 “최근 은퇴 후에 양봉을 시작하는 등 새로 유입되는 양봉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 졌다. 기존의 꿀 소비자가 생산자로 전화되는 양상이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양봉시장에서 작은 규모로는 소득을 보장하기 어렵다. 안정적인 기반을 위해서는 양봉산물을 다양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규모를 키웠다.” 고 설명했다.
200군 정도의 생산주력군으로 벌을 키우고 꿀을 채밀하고, 화분과 프로폴리스, 꽃가루 등을 모두 얻고 있다. 순수하게 꿀만 뜬다면 수익이 적은 것이 현재 양봉의 현실이기 때문에 꿀 뜨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엄태진 대표가 주력하고 있는 것은 로얄젤리다. 로얄제리는 여왕벌의 놀라온 생명력과 번식력의 근원으로 알려져 있다. 옛부터 불로장수와 정력의 묘약으로 이름을 알려오기도 했다. 그는 로얄젤리의 우수성에 대해 극찬했다. “로얄젤리가 인체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워낙 크다. 젊음을 유지하는 데도 좋고 체내 섭취하면 세포를 재상한다. 하이드롭신이라는 성분이 항암작용도 한다. 다양한 효과 효능이 있기 때문에 건강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요 또한 더 높아지리라 본다.”
40년 동안 양봉을 해 오면서 전국적으로 수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그 간 쌓아온 신뢰 때문이다. 생산해 직거래로 판매하는 로얄젤리만 1년에 500kg 이상이다. 그는 “앞으로 수입 물량이 밀려들어올 것이라 그에 맞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로얄젤리 생산과 가공에 신경을 쓰고 나름대로 많은 보강을 해서 실현단계에 있다.”고 자부했다.
합천군 천혜의 환경 탓에 꿀 효능 더 좋아
특히 가야산 자락에 자리한 합천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의 청정 자연을 간직한 곳이다. 국립공원으로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 공장 등 산업시설 하나 없이 깨끗함을 간직하고 있다. 그 곳에서 정성껏 채밀한 꿀이니 얼마나 깨끗하고 인체에 좋을지 예상이 가는 바였다.
엄태진 대표는 “합천군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환경이 양봉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주변에 산이 많아 벌에게도 적절하고 아카시아도 넓게 분포되어 있다.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식물로부터 꿀이 시작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더 깨끗하고 효능이 좋을 수밖에 없다. 매연이 가득한 지역에서 나는 꿀과 청정지역에서 생산하는 꿀은 차이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수님이 양봉 쪽에 지원도 많이 해주신다. 군 차원에서 밀원 조성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자체 차원에서 양봉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밀원 조성, 보수, 관리 등을 해 주었으면 한다. 농가가 할 수 없는 부분은 행정에서 관리 해 주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양봉에 40년 인생을 바쳐 오면서도, 혹시 양봉하면서 후회한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하하하’하고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그런 적은 전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엄태진 대표였다. 앞으로도 20년은 더 양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계획도 들려주었다. 그의 뒤를 이어 아들에게도 그 간의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어 대를 이어 갈 예정이다. 천혜의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합천의 기운과 그의 끝없는 노력이 담긴 꿀을 맛보고 싶다면 ‘초원벌꿀농원’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