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에 위치한 (주)엘디아이테크는 핸드폰 LCD액정 제조회사다. 대구시 달성군에서 태어난 (주)엘디아이테크 이재건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에 입학했지만 군대 제대 후, 안 좋은 가정형편으로 인해 복학을 하지 않고 럭키금성(현 LG)에 고졸 사원으로 입사한다. 그 뒤 금오공과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IMF사태로 파란만장을 겪었으나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다. 삶의 철학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전진한다면 적어도 그 목표의 70~80%는 이룰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를 만나봤다.
한국을 덮친 IMF, LG반도체 직원에서 청소원으로, 청소용역 대표로
LG반도체에 고졸 사원으로 입사한 이재건 대표는 부산에서 일하다 구미로 발령을 받고 그곳에서 무려 18년 동안 근무를 이어갔다. 특유의 끈기와 도전정신으로 일에 몰두해 국내 초창기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 갔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로 정부가 5대그룹 빅딜을 주도했고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흡수합병 되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재건 대표 역시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게 되었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시기에 인생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그 후 얼마 동안 이재건 대표는 굉장히 다양한 직업들을 전전한다. 일용직인 화재 감시 요원, 어묵 장사, 빵 배달. 난 납품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대기업 관리직에 있다가 갑자기 육체노동을 하려니 적응이 쉽지 않았지만, 그 당시 온 나라가 IMF로 난리였으니 힘든 내색도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LG반도체 근무 당시 알고 지냈던 지인이 자신이 일하는 청소용역회사에 데려간 적이 있는데 그날을 계기로 그 곳이 이재건 대표의 새로운 직장이 되었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궂은일도 마다않던 그. 그런 그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청소용역 대표가 세금체납으로 자금이 막혀 직원들의 월급을 못 주게 된 것이다. 이재건 대표는 직원들의 월급 문제를 해결에 발 벗고 나서게 되었고, 이 후 대표자로서 청소용역업체를 이끌어가게 되었다.
청소용역의 대표가 되었음에도 이재건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직접 청소 일을 했다. 청소용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는 한국전기초자가 있었다. 대우그룹이 부도가 나면서 대우그룹 소속이었던 한국전기초자를 일본 아사이 그룹이 인수하게 된 시기였다. 한국전기초자 본관에서 직원들과 함께 청소하고 있던 이재건 대표는 당시 한국전기초자 사장이었던 (故)서두칠 사장을 만나게 된다. 그것을 계기로 이재건 대표는 (故)서두칠 사장과 이런저런 대화로 인하여 인연을 맺게 된다.
“서두칠 사장님은 저의 은인이십니다. 인생에 대한 조언도 해주시고, 저희 용역업체도 많이 이용해주셨습니다. 당시 한국전기초자 총무팀장이자 현재 AGC 화인테크노 한국(구. 아사히글라스)의 대표인 김재근 대표님께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러한 관심과 도움 덕분에 직원 수 12명이던 회사를 직원 300명의 회사로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위기도 많았지만 좋은 인연들도 많아 잘 헤쳐 나올 수 있었습니다. 도움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투명하게 그리고 떳떳하게
가장 힘들었던 시절, 우연히 연이 닿았던 청소용역업체는 이재건 대표에게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주었다. 당장의 성공에 안주할 법도 했지만 오랜 기간 몸담아 왔던 제조업에 다시 도전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당시 이재건 대표가 용역을 수행하던 LCD 제조기업 ‘엘디아이’가 부도를 맞게 되어 찾아가보니 이재건 대표를 포함하여 채권자 3명이 있다 하였다.
이재건 대표를 포함 한 3인이 함께 ‘엘디아이’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되었다.
그렇게 이재건 대표는 2006년에 엘디아이를 완전히 인수하여 비로소 ‘엘디아이테크’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이상은 높게 보고 현실은 착실하게’가 엘디아이테크의 사훈이다.
이재건 대표는 여러 가지 사업을 하면서
“저의 첫째 모토는 뭐든지 투명하게 입니다. 누가 오더라도 투명하게 아예 오픈시키는 거예요. 지금 누가 봐도 떳떳합니다. 우리는 세금계산서가 없으면 비용 청구를 못 하게 해놨고, 현금거래는 절대로 없습니다. 회계장부를 투명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깐깐한 회계 운영, 너그러운 복지
엘디아이테크에는 일반 주부사원들이 많다. 탈북민도 두 명이 있는데 이재건 대표는 탈북민, 결손가정 이런 사람들을 책임감이 남달라 아주 선호한다고 밝혔다. 엘디아이테크는 회사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인원정리를 하는 일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업 운영은 깐깐하게 하지만 직원들 복지에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한 사원이 늦어서 택시를 타고 출근하는 것을 봤습니다. 왜 그런가 싶어서 그 친구 근무하는 현장으로 가봤습니다. 왜 늦었는지 물어보니까 애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느라 늦었다 하더군요. 그래서 그 직원 같은 경우에는 출근시간을 조정해주라고 했습니다.” 직원들을 인간적으로 대하는 이재건 대표의 따뜻한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재건 대표는 바르게살기 협의회장과 민족통일 구미시 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한센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도 돕고 있다.
“어느 순간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야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제가 번 돈이지만 온전히 제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수익의 일부를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복지정책 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즉 복지 사각지대에 놓은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비부에 와닿는 봉사를 하자는 것이 저의 신념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재건 대표는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
“대학교 1, 2학년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한 적이 있는데, 물질만능주의에 지배되어버린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젋은이들이 뚜렷한 목표와 자기 주관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청년들이 이 어려운 시기에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 세대가 지팡이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청년들이 무거운 지게를 등에 짊어져도 지팡이를 짚으며 딛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죠. 저 또한 진심으로 조언을 구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아주 든든한 지팡이가 되어 물심양면 도와 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