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때 북을 배우면서 처음 판소리를 접했다는 한국판소리보존회 전라남도지회 김병혜 지회장. 2020년에 열린 제46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판소리 명창부 장원으로 선정돼 상금과 함께 문재인대통령상을 수상한 그녀를 만나봤다.
“본질을 잊으면 안 돼”
김병혜 지회장은 전주 고수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 선생님들이 여자로서 북은 좀 한계가 있으니까 소리를 권하셨다고 회고했다. 그런데 소리가 안 나와 울면서 도망다녔다고. 음악적으로 알겠는데 소리가 안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다 중3 때 전주고수대회를 나갔는데 무대에서 창자로서 롤모델인 성창순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선생님을 따라 서울에 있는 국립국악고등학교로 혼자 유학을 가게 되었다고.
원래 선생님이 꿈이었던 김병혜 지회장은 국악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요즘은 국악 부문 교육자 양성의 폭이 넓다고 한다. 예술 강사라는 부분이 공교육 내 음악 선생님으로 들어가 있으며, 지자체에도 음악교육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이다. 김병혜 지회자의 제자들 90%가 교육자의 길을 가고 있다고. 본인들 스스로가 원했기에 대부분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김병혜 지회장은 “제자들에게 본질을 잊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젊으니까 이것저것 다 접목해보라고 합니다. 선생님 눈치 보지 말고. 대신 가치관에서 벗어난 혐오스러운 거 말고 말이죠. 항상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을 하라고 합니다. 본질을 많이 잊어버릴 것 같아서. 또 교육자는 소리 외에도 인품이나 여러 가지 수양을 많이 쌓아야 된다고 노력하라고 조언합니다.”라고 말했다. 김병혜 지회장 같은 경우에는 교육자로서 스스로 자긍심을 갖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한다. 특히 교수 방법을 핵심적으로 연구했다고. 이런 부분들이 노력한 만큼 빛을 발해 명창 소리보다 좋은 선생 소리를 먼저 들었다고 한다.
전라도 말, 판소리와 절묘하게 떨어져
김병혜 지회장은 판소리 인기가 다시 돌아온다는 거를 느낀다고 전했다. 송가인 등 트롯 가수가 역할을 너무나 충분히 잘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앞으로도 판소리는 계속 영향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김병혜 지회장은 “음악의 꽃은 보컬 이잖아요. 국악도 마찬가지고. 대중 가수, 연극인들도 판소리롤 발성 트레이닝을 해야 된다고 합니다. 예고, 예대 연극과로 판소리에서 출강도 했습니다. 발성 때문에. 진성을 써 가지고 말하듯이 전달을 해야 되는 거니까. 그런 면에서 국악이 콘텐츠로 활용이 많이 됐었습니다. 그러면서 음악 자체를 국악을 이해하려면 박자, 한국 고유의 장단을 또 이해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까 악기 쪽으로도 많이 확대되어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판소리는 노력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재능도 있어야 하는데 김병혜 지회장은 한국사람 중에서도 특히 전라도 사람들이 국악에 특화된 요건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병혜 지회장은 “판소리는 전라도 말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전라도로 내려와서 산 지 30년 가까이 되면서 이제 이해가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영재발굴단 진행 예정
사단법인 한국판소리보존회 전남지회는 문화재청 산하로, 판소리를 지키기 위해 소명을 다하고 있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인재들이 모두 서울로 가면서 지방의 부재가 이루어지는데, 이 안에서 인재를 어떻게 발굴해 낼 것인지, 또 발굴만 할 것인지 육성도 할 것인지, 육성한다면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어떤 혜안을 가지고 진로를 이끌어 줄 수 있는지 이런 부분들에 집중을 하고 있다.
김병혜 지회장은 전남지회차원에서 유아 5세에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한 영재발굴단을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병혜 지회장은 “지역마다 고유의 문화가 담긴 향토 음악이 있습니다. 광양시 같은 경우에는 망깨소리, 상량 올리는 소리 등을 농부가, 성주풀이와 같은 우리 통속민요와 연계해서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 특화된 문화예술, 특히 국악 분야의 콘텐츠를 찾고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국악인들에게 아낌없는 추임새로 힘을 좀 실어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시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