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오염되지 않은 땅에서 자란 수확물을 건강한 먹거리라 말한다. 하지만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또 있다. 바로 퇴비다. 좋은 퇴비는 깨끗한 먹거리를 키울 뿐 아니라, 먹거리를 재배하는 바탕, 즉 땅이 오염되지 않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30여 년간 외길 걸어온 김종현 대표
대농영농조합법인 김종현 대표는 33년간 퇴비를 만들어온 퇴비 전문가다. 16살, 일찍이 사업에 뛰어든 그는 다른 분야에서 4번의 사업을 했고 마침내 퇴비를 선택, 외길을 걸어왔다. 그 누구보다도 퇴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그는 좋은 먹거리, 건강한 재배를 위해선 무엇보다 땅과 퇴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건강한 먹거리는 그냥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땅과 퇴비가 밑바탕이 되어야 하죠. 좋은 퇴비는 식물을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것은 물론, 땅의 오염을 막고 땅의 상태를 오랜 시간 건강하게 유지 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가 만드는 것은 단순히 먹거리를 건강하게 키워낼 수 있는 좋은 퇴비가 아닌, 자연과 인간을 위한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자연 친화적 퇴비다.
그는 소, 돼지, 닭, 오리 등의 가축의 분뇨를 활용해 비율을 맞춰 자연 친화적으로 퇴비를 만든다. 그가 만든 퇴비는 순수 가축분으로 이루어진다. 음식물 폐기물을 섞어 만든 퇴비와는 성분 자체가 다르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환경부의 지침으로는 음식물 퇴비가 주를 이루더라도 가축분이 조금만 들어가면 가축분으로 표기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음식물 폐기물이 50% 들어가도 50%의 가축분이 들어가면 가축분이라 말을 합니다. 저처럼 순수 가축분으로 퇴비를 만드는 것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죠.”
정부의 지침으로 인해 순수 가축분 퇴비를 만드는 그도 간혹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음식물 폐기물을 섞어도 가축분이라 표기를 할 수 있는 현재의 정책 때문에 저처럼 순수 가축분 퇴비를 만드는 사람들이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물 폐기물을 섞는 것이 아니냐 하는 오해죠. 일반인들은 퇴비의 성분을 보아도 잘 알 수가 없으니까요.”
건강한 먹거리, 환경을 생각하는 순수 퇴비 생산
순수 가축분 퇴비를 생산하는 그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따로 있다. “현재 정부 정책으로 인해 순수 가축분 퇴비를 만드시는 분들이 오해를 받는 것도 안타깝지만, 정말 안타까운 것은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떤 성분이 들어간지도 모르는 음식물 폐기물 퇴비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음식물 폐기물만 사용하면 괜찮은데, 그 외에 어떤 성분들이 들어가는지는 일반인들은 결코 알 수가 없으니까요. 단순히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재배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안타깝죠. 재배하는 식물, 먹거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땅의 상태나 환경까지 황폐해져 갈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일반 시민들은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퇴비로 수확한 먹거리를 먹고 있는 셈입니다. 환경을 위해, 건강을 위해 정말 중요한 부부을 놓치고 있는 것이죠.“
그는 연간 54만포의 퇴비를 생산한다. 장비의 발전과 공장의 기계화로 깨끗하고 품질 좋은 퇴비를 만들고 있다. 그는 자신뿐 아니라 업에 종사하는 이들과 함께 공생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한 법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특성이나 상황에 맞는 법 재정이 필요합니다. 서울과 정읍을 똑같이 놓고 볼 순 없으니까요. 정읍은 축산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축산농가가 매우 많습니다. 축산농가와 농민, 우리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공생하기 위해선 정읍을 지킬 수 있는 주변 환경을 고려한 법 재정이 필요한 것이죠. 간담회와 같은 자리에서 정읍의 실정에 맞는 교육과 관리, 관련법 계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건의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건강한 환경과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바른 인식이다. ”소비자들이 퇴비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고 구매할 수 있도록 구조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먹거리를 생산하시는 분들과 소비하시는 분들 모두가 내가 생산하고 먹는 것이 어떻게 재배되고 있는지 알아야 하잖아요. 소비자가 알고자 해도 알 수 없는 현재 방식이 아닌, 내가 먹는 것, 가족이 먹는 것이 어떻게 무엇으로 재배되는지 모두가 알 수 있도록 구조 자체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신선한 먹거리의 재배,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지키기 위한 바탕을 마련하고자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종현 대표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