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 칠보산로 249-21에 위치한 약수암은 법연주지스님이 일군 사찰로, 청정한 자연, 아름다운 풍경이 함께 하는 곳이다. 법연주지스님은 이곳을 기도로써 일구었다고 했다.
백일동안 십만 배 기도로 기적같이 이룬 곳
약수암엔 피부병도 낫게 하는 좋은 약수가 나오는 굴이 있다. 그래서 이름도 약수암이다. 법연주지스님은 약수암을 짓기 전 이곳 들어가 백일기도를 올렸다. “신도들이 기도를 드릴 수 있는 곳이 필요한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었어요. 부처님의 제자로서 생을 마감할 때 부처님 도량이나 마련해 놓고 갔으면 한다는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매일 천 배씩 백 일간 십만 배 기도를 올렸어요. 마음고생을 많이 했지만 기도를 마치고 나서 한 보살님의 도움을 받게 되었고, 마침내 법당을 짓게 되었습니다. 돈으로는 할 수 없었던 일이 기적과도 같이 이루어진 것이죠. 모두 부처님의 덕이었습니다.”
법연주지스님이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부처님의 제자로서 자신이 가야 할 바른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처음 임실에서 출가를 한 법연주지스님은 출가 후 스님이 가는 길이 자신이 생각했던 길이 아님을 깨닫고 그곳을 나왔다. 출가했던 사찰에서 관세음보살좌상을 기증받았고, 이를 법당에 모셨다. 그렇게 모신 관세음보살좌상은 1928년 근대기의 화승인 보응문성이 조성한 것이라 한다. 근대에서 현대 불상양식으로 변화하는 과도기적인 형태로 인해 공예 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이 불상은 그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4월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 197호로 등록되었다.
마음을 다 하는 정성스런 기도
그가 부처님을 따르게 된 데에는 출가를 하기 전 했던 일이 큰 영향을 미쳤다. 출가 전 장의사로 활동했던 그는 생을 마감한 수많은 이들을 보며 그들이 마지막 길을 잘 떠날 수 있도록 정성으로 그들을 대했고, 이승을 떠나는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더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죽음을 맞이한 많은 사람들을 대했었죠. 그 수가 1500명 이상에 달합니다. 어느 때가 되니 그들의 업이 눈에 보이더군요. 어떻게 사셨는지, 어떤 마음으로 가셨는지가 느껴지는 것이었어요. 깨끗한 몸을 만들어 마지막 길을 가게 해드리면서도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출가 후 부처님을 따르게 된 그는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한 제를 지내면서 비로소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그는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기도를 마음을 다해 바친다. 법당에는 현재 40기의 유골이 모셔져 있는데 분골이 아닌 사리로 모셔져 영구히 보존될 수 있다. 이들을 위해 그는 아침마다 예불을 마친 후 기도를 올린다. 날마다 지내는 제는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닌 법당 내에 모셔진 모든 이들을 위한 제로 이루어진다.
신도들과의 깊은 대화
법연주지스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신도들과의 친밀감이다. 공양을 할 때에도 신도들과 함께 하는 그다. “대화가 참 중요해요.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생각을 하는지, 걱정거리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죠. 신도분들의 이야기는 제 마음에 남고 전 그분들을 생각하며 기도를 올립니다.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고, 또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러한 법연주지스님의 진심과 기도의 힘은 입소문을 타고 멀리 알려졌고, 한번 그를 찾아온 이들은 수십 년에 이르는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그를 찾고 있다. 전주, 광주, 인천에서도 그를 찾아온다.
약수암에서바라본전경
역학을 공부한 그는 신도들을 보면 많은 것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늘 말을 아낀다. “제 자신이 정한 올바른 길, 정도를 가기 위해서입니다. 될 사람들은 되는 것이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기도를 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신도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자, 스스로 탁하지 않게 살기 위한 저만의 방식을 따르며 삽니다.”
속세에서 벗어나 산속에서 부처님을 따르며 신도들을 위해 늘 기도하는 그는 정읍의 장학사업에 뜻을 보태고자 장학숙 건립기금을 기탁하기도 했고, 지역사회에 쌀을 기증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부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도 부처님께 기도하며 정진할 것이라고 했다. “부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는 것이 제가 정한 저의 길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늘 부처님 안에서 기도하며 사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