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송 선수(동해시청)는 98년생으로 현재 25세다. 유도 대표팀 여자 57kg급 박은송 선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녀의 이번 동메달은 무척이나 특별하다. 허리와 무릎 등의 심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쾌거이기 때문이다. 박은송 선수가 유도를 시작한 데에는 외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녀는 유도관을 운영하는 외할아버지 한상호 관장(강원도유도회 고문, 78세)으로부터 유도를 배우게 됐다.
외할아버지 따라 7살 때부터 시작한 유도
그녀는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가 운영하던 헬스장을 놀이터 삼아 놀았다. “은송이와 어릴 때부터 한 건물에 살았었습니다. 당시엔 헬스장을 운영했었는데, 아주 어릴 때부터 헬스장을 놀이터 삼아 놀았었지요. 꼬마 시절에도 런닝머신에서 뛰길 좋아했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육상으로 전교 1등은 물론 춘천시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었어요.”
그녀가 유도를 시작한 것은 7살 때다. “저는 35살부터 취미로 유도를 했었습니다. 그러다 운송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춘천에서 춘천유도관 운영을 시작했지요. 그곳에서 유도를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박은송 선수는 그때부터 유도에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각종 유도 대회에서 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전국유도대회에서는 심판들이 뽑는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초등학교 때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서울체육중, 고등학교에 스카웃이 되기도 했습니다. 소년체전, 전국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는 등 대회에 나가면 무조건 금메달을 땄지요. 전국대회 금메달만 해도 20개가 훨씬 넘습니다.” 박은송 선수의 집안은 유도 집안이다. 외할아버지인 한상호 관장의 재능을 이어받아 자식, 손주들이 유도를 배웠다. 한상호 관장을 비롯해 아들, 손자, 손녀들의 단을 모두 합치면 28단이다.
유도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던 박은송 선수는 용인대에 4년 장학생으로 스카웃이 되어 용인대에 진학을 했고, 큰 대목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러한 기대 속에서 그녀는 1학년으로 입학을 하자마자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루며 국가대표로 선정이 되었고, 동아시아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훈련 중 찾아온 부상
한국 랭킹 1위였던 그녀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로 되어있었고, 선수촌에서 열심히 운동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운동을 하던 중 부상을 입게 됐고 절망에 빠졌다. 박은송 선수는 힘들었던 시기를 회상했다. “지난 해에 선수촌에서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입게 되었어요. 무릎 내측인대가 파열이 되었는데 양쪽 인대가 완전히 끊어져서 1년간 운동을 쉴 수밖에 없었습니다. 복귀를 했는데 허리디스크로 인해 신경이 눌려 다리에 통증이 심했죠. 많이 힘든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그녀는 이러한 상태에도 굴하지 않고 독한 진통제를 복용해가며 훈련을 이어갔고, 그 결과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다치지 않았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겠지만 현재의 몸 상태에서 대회에 출전해 동메달을 딴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통증이 지속 되고 있는 상태다. 병원에서는 운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하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불굴의 의지로 아픔을 이겨내며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올림픽이 남아 있습니다. 올림픽까지 나가는 것이 제 목표예요. 현재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어요. 더 큰 무대에서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릎은 많이 좋아졌는데 아직 허리통증이 심해서 약을 먹으면서 훈련을 하고 있는데요, 몸이 따라주는 한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그녀가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는 무엇보다 가족의 힘이 컸다. “가족들이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계신데요, 이것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훈련 때문에 자주 볼 수 없지만 늘 전화로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이 많은 힘을 주시죠. 특히 할아버지는 늘 제 걱정을 하세요. 부상을 입게 된 후 많은 걱정을 하셨는데요, 집에 갈 때면 할아버지가 직접 스포츠 마시지를 해주시기도 하면서 많은 응원을 해주고 계세요. 많이 힘들었지만 큰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저의 정말 큰 지원자이시죠.”
그녀는 “유도는 나의 전부”라 말한다. “앞으로도 유도를 계속해 나갈 거예요. 선수를 그만하더라도 유도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고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지금 현재의 부상이 하루빨리 낫는 것입니다.”
큰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거머쥔 그녀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의 실력은 이미 검증이 되어 있다. 그녀가 하루 빨리 부상을 털고 일어나 더 큰 세계 무대에서 탄탄한 실력을 보여줄 그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