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을 키우는 양계는 고기를 생산하는 육계와 알을 위주로 하는 산란계로 나뉘어진다. 완주군 육계협회모임의 김일석 회장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50대에 들어 귀농을 결심했다. 올해 환갑인 그는 귀농 11년 차로 양계 중에서도 육계를 생산하고 있다. 완주 군에서 뛰어난 품질의 닭고기를 생산하는 그는 현재 55,000~60,000수 정도를 사육하고 있다.
기업의 전무로 근무하다 선택한 양계
그가 양계를 선택하게 된 데에는 가족의 영향이 컸다. “누님과 매형이 임실에서 육계를 하고 계세요. 어떻게 하시는지 보고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저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부안이 고향이지만 계사를 따라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직장생활을 할 때 기업의 전무까지 했던 그는 귀농을 한 후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경험해 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직장생활의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잖아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물론 초반에 1년 정도는 힘든 시간도 있었지요. 하지만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이 일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트레스도 적고 육체적으로도 그렇게 많은 힘이 들지 않습니다. 부모님의 뒤를 이어 양계를 하시거나 젊은 나이에 시작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좀 늦은 나이에 귀농을 해서 시작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저도 그러한 경우이지요.”
하지만 그는 품질 좋은 육계를 생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아무래도 생물을 키우다 보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계사 관리 부분에서 그러합니다. 계사는 막혀있는 밀폐 공간을 가장 중요한 것이 환기입니다.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전기 시설, 설비 등의 시스템 관리도 중요하지요. 닭을 대할 땐 갓난아기를 돌본다는 마음으로 키우고 있어요. 보통 하루에 10번 정도 계사를 둘러보고, 여름철과 같이 온도가 높을 땐 20번까지도 둘러봅니다. 닭은 먹이를 주는 것도 잘 신경 써야 합니다.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한나절 먹이를 주지 않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30일 동안 키우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잘 성장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지요. 짧은 시간 동안 사육을 해야 하는 양계는 사육 기간이나 사료 효율에 따라 결과가 매우 달라집니다.”
99% 계열화로 사육에만 전념
이렇게 키운 닭들은 상대평가를 통해 평가가 이루어지고, 계열화 사육을 통해 판매가 된다. “전라북도엔 닭으로 유명한 국내 대표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기업들과의 위탁 사육을 통해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계열화 위탁 사육으로 판매에 대한 걱정은 없습니다. 99% 계열화가 되어있어 사육에만 전념할 수가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닭의 품질은 상대평가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더 잘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적순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상대평가를 통해 품질이 우수하면 더 많은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농가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육계의 장점으로 잦은 출하를 꼽았다. “닭의 출하는 일 년에 6번이 기본이고, 보통 7번 정도 이루어집니다. 다른 농산물과 달리 2달에 한 번 꼴로 급여를 받은 셈인데요, 그 부분에서 큰 재미를 느끼실 수 있지요.” 현재 그는 계사를 확대해 십만 수 가량의 닭을 키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육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 사육에 대한 노하우를 지닌 그는 현재 농가협의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으면서 육계와 관련된 다양한 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완주의 육계모임의 회장이면서 전국 농가협의회의 부회장이기도 하다. 또한 육계협회의 감사와 이사직을 맡고 있으면서 자조금관리위원회의 대의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육계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얻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육계 산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회원들과의 교류, 친목 도모 등을 통해 육계 농가의 어려움이나 현 상황들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농림부에서 열리는 회의를 통해 육계 농가들이 받는 불이익이나 육계 농가에 필요한 사항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육계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있어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행정적으로 요구해야 할 것들은 요청하지만 육계 농가 자체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지난 9월 초 조류인플루엔자(AI) H5형 항원이 검출됐는데,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늘 조심하고 대비를 해야 합니다. 스스로 방역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는 육계 산업이 더욱 안정화되고 발전하기 위해선 육계 농가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행정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수입축산물은 아무래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수입닭 무관세 문제가 화두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 육계 농가들이 좋은 품질의 닭을 지속적으로 잘 생산할 수 있도록 조율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육계 농가를 위한 지원사업이 더욱 확대되길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