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무녀들로부터 “기도를 드리기 위해 산에 간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산 기운을 받기 위해 산으로 가서 기도를 한다고 하는 일반인들도 많다. 흔히 하는 말로 ‘기도발이 잘 받는다’고 알려진 최고의 기도처도 있다. 강화 석모도 보문사와 낙산사 홍련암, 남해금산 보리암은 우리나라 3대 관음 기도처로 알려져 있고, 설악산 봉정암, 팔공산 갓바위, 운문사 사리암, 무학산 서학사 역시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기 위해 찾는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무녀들은 기도를 위해 산에 가는 것일까. 여기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신월당 선생은 여기에 대해 우주 세계의 신과의 접신을 위한 것이라 설명한다.
천신, 높은 산봉우리의 소나무 통해 이 땅에 내려와
그것은 우주 세계의 신 즉, 천신이 이 땅에 내려올 때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천신은 땅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며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산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에 있는 소나무를 통해 내려왔으며, 산에 정착하면서 산신이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산에서 기도를 드리는 것은 천신인 우주의 신과의 접신이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산에서 기도를 드릴 때에는 천신 뿐 아니라 산신 및 다른 신과의 접신도 빨라진다고 한다. 산에 있는 엄청난 크기의 커다란 바위들 역시 영엄한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바로 산신이나 천신이 이러한 커다란 바위들을 통해 산과 산을 오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녀들이 이러한 바위에 절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도, 무엇보다 정성을 다해야
이렇게 산을 찾아다니면서까지 기도를 드리는 것은 모든 것의 시작이 기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무녀들이 산에 올라 온 마음을 다해 기도를 드린다. 기도를 위해 여러 산을 찾고, 험한 길을 오르는 길에서부터 바로 정성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게 찾은 기도처에서 올리는 기도의 깊이는 깊지 않을 수가 없다. 기도를 드릴 때 신들과 접신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과 거기에서부터 비롯되는 진심어린 정성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