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의 기운을 받고 있는 영주는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과 공기, 풍부한 일조량 등의 조건으로 인해 높은 품질의 다양한 농산품이 생산되고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영주에서는 예부터 벼가 많이 재배되었다. 영주쌀은 영주를 대표하는 특산품 중 하나로, 일품쌀로 평가받고 있다.
29세부터 시작해 40년 이상을 지켜온 벼농사
영주의 쌀 농업을 보호하고 발전시키며 쌀전업농의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한국쌀전업농 영주시연합회 배윤섭 회장은 70대로, 29세 때부터 영주에서 벼농사를 지어온 벼농사 전문가다. “군대를 제대하고 3, 4년간 직장생활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선친께서 농사를 지으셨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농사가 익숙했지요. 천직이라 생각하고 5~60마지기의 땅에서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경운기를 직접 몰며 농사를 짓기 시작한 배 회장은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벼농사 외길을 걸어오며 누구보다도 벼농사에 대해 잘 아는 베테랑이 되었다. 70대이지만 3만평 가량의 땅에서 여전히 쌀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일품과 삼광, 찹쌀을 재배한다.
쌀값의 하락으로 많은 지역의 쌀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영주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한다. “2021년도엔 쌀값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도에는 쌀값이 많이 내려가서 많은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었지요. 2023년도엔 그 전년도와 대비해 비교적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농협과 시의 지원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지요.”
영주 쌀전업농 발전을 위한 발 빠른 노력
배윤섭 회장은 회장직을 맡으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는 신품종을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일품을 생산한지 25~6년이 되었는데요, 밥맛이 좋긴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다른 품종을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삼광도 좋지만 도복 피해가 크다고 해서 지난해부터는 새로운 품종을 받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적응시험을 통해 영주 지역에 잘 맞는 쌀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지요. 10마자기 정도의 땅에 테스트를 했는데, 곧 밥맛풍평대회가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영주의 쌀은 쌀로 유명한 타 지역의 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맛을 내고 있다.
(사)한국쌀전업농 영주시연합회는 영주의 쌀전업농가들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장단 내에서는 3명의 부회장, 2명의 감사, 1명의 국장이 임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거기에 12개의 각 읍면의 회장들이 매달 이사회 회의 때 모여 다양한 안건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판로개척이라든지, 작목반 운영 등에 관한 안건을 제시하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지요. 영주의 쌀전업농가들이 모두 동등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답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쌀전업농 위한 지원 넘어 식량안보위한 대책 필요
영주는 도농복합지역으로 농촌지역만큼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지만 배윤섭 회장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쌀전업농가들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늘 고심을 한다. “타 지역과 비교했을 때 지원이 원활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그 안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해서 영주의 쌀전업농가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한 환경에서 농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주의 쌀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배윤섭 회장은 영주 쌀농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회원들의 단합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농민들이 단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회원분들의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우리 협회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배윤섭 회장은 우리나라 쌀 농업의 발전을 위해 이루어져야 할 일들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국방예산은 56조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농업 예산은 17조밖에 되지 않습니다. 국방안보도 중요하지만 식량안보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이에 따른 정책을 마련하면 농업의 발전이 더 많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쌀을 생산하는 농가들이 더욱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면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잘 것입니다. 현재는 창업농가, 2030세대들의 귀농 정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쌀 산업에 좀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농촌인구 활용 정책 등이 이루어진다면 그러한 방안을 통해 현재의 쌀 산업이 훨씬 발전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쌀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을 헤아리는 정책들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정책들이 실행이 된다면 그것이 곧 우리나라 쌀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