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관내에는 8개의 어촌계가 존재한다. 속초수협 산하의 5개와 대포수협 산하의 3개다. 이 8개 어촌계협의회의 회장으로서 156명의 어촌계 회원을 이끌며 지역 내 어민들의 소득과 복리 증진, 권익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장재수 회장을 만나봤다.
도루묵 판매가 대표적 단위사업, 156명 회원 활동 중
장재수 회장은 “다른 지역은 어촌계가 활성화 되어 있는데 비해 의외로 동해안 쪽은 그 수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어촌계에서는 마을 단위사업을 상당히 많이 진행하는데 이 역시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동해안을 끼고 있기는 하지만 8개 중에 3개는 내륙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4개의 공동어장으로 묶어 거기에서 나오는 수익을 일부 분배하고 있다. 대표적인 속초어촌계단위사업은 가을철 잡은 도루묵 판매 사업이다. 가을에 도루묵이 많이 잡히기 때문에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어촌계에서 택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속초어촌계의 역사는 40년 정도로 오래 되었지만 그 동안은 회비도 받지 않고 운영을 해 왔다고 한다. 3년 전부터서야 자산에 비례해서 n분의 1로 가입 출자비를 받는 정도다. 이 것도 최근에 들어온 사람에게만 부담되는 것으로 기존 있던 사람들은 회비가 없다고 한다.
장재수 회장은 속초어촌계협의회를 이끌면서 어업 인들을 위해 지역 내 일거리 창출해 줄 수 있어 보람되다는 소회를 밝혔다. “어민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 있으면 정부로부터 지원 받아서 골고루 나눠주고, 정책적인 부분에 의견을 개진해 성사시킬 때 보람을 느낀다. 물론 가만있어서 되는 일은 아니다. 구역 내에 책임자로서 감투만 쓰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 남보다 항상 발품을 좀 더 팔려고 노력하고 있다. 저희 어촌계가 40년 역사가 있으면서도 변변한 사무실 하나 마련하지 못했는데 회장을 역임하며 작지만 사무실도 마련했다. 복지회관도 지었다.”
또한 “항상 부딪치는 것이 속초시 해양수산과인데 각 어촌계별로 요구하는 사항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럽게도 어민들 신경 써주고 요구한 부분 하나씩 해 주고 있다. 예산이 많지 않은 것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 많이 해 주어 감사드린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40년 어업인생, 어획량 감소하지만 어업은 비전 있어
속초어촌계협의회의 장재수 회장가 어선 어업을 한 지는 40년 됐다. 18살부터 배를 타기 시작한 인생이다. 당시 속초는 어업전진기지로 배는 무궁무진해도 하고자 사람이 적었을 때였다. 지금까지 대구, 가자미 등을 주로 어획하며 겨울에는 도루묵, 여름에는 오징어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장재수 회장에 따르면 해가 거듭될수록 어획량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크다. 장재수 회장은 “재작년에 잡은 어획량을 100%라고 한다면 작년에는 80%, 올해는 더 감소해 60% 정도 된다고 보면 된다. 매년 20%씩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어민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온난화를 이유로 지적한다. 이전에 제주도에서 잡히던 고기가 동해안 북부에서 잡힌다. 어종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순수하게 강원도에서 잡히던 고기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옛날에는 오징어 하면 강원도였는데 이제 그런 것도 없어져 간다. 예전에는 속초가 오징어잡이 어업전진기지였는데 이제는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사양산업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에서도 잡는 어업보다 기르는 어업으로 정책을 바꿔가고 있다. 소비량 대비 생산이 작기 때문에 기르는 어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재수 회장은 오히려 이것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생산량이 적어지니 소량의 물고기를 고가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은 어획량이 감소하다 보니 수입원이 줄어든다고 볼 수도 있다. 어촌 인구가 고령화 되다 보니 7년 후면 35%정도는 일을 하지 않아 어업인구도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어획량이 줄어들다 보니 가격은 반대로 올라갈 것이다. 양식어업이 성장하기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자연산으로 직접 잡는 것을 더욱 선호하기 때문이다. 잡는 어업의 부가가치가 올라갈 것이다.”며 그 일례로 올해 6월의 매출은 10년 만에 최고였다고 전했다. 오징어 양이 줄었기 때문에 예년보다 가격이 월등히 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입원은 아무리 감소되더라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20% 정도만 줄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이었다.
어업인구 감소하지만 젊은 세대 유입 꾸준해
귀어귀촌 멘토로서 상담하고 있어
물론 어촌사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고령화되고 어가인구도 감소하고 있은 사실이다. 7년 전만해도 이 곳 어촌계원이 300명에 육박했는데 나이 드시고 사업을 포기하고 속초를 떠나는 경우가 있어 160명 정도만 남았다. 하지만 긍정적인 신호는 최근에는 젊은 세대들의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행스럽게도 1년에 2명씩 새로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에 장재수 회장은 지역에 귀어귀촌 멘토링을 진행하며 멘토로서 어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상담 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한 달에 3~4번 정도 관심 있는 사람들과 상담이 이뤄지며 인터뷰를 한 당일도 상담이 있었다고 했다. 장재수 회장은 “외부에서 온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높다. 젊은 사람들이 기존의 편견을 깨고 어촌으로 유입되고 있다. 얼마든지 수입을 창출할 수 있고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보수적인 생각을 버리고 틀을 못 벗어나는 어른 세대와는 달리 젊은 세대는 다양한 것을 보고 느껴 생각이 다른 것 같다. 대화를 하다보면 생각 자체가 다르더라.”며 이렇게 어촌에 젊은 세대가 유입되는 것이 어촌사회 발전하는 모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그는 어업 쪽의 비전이 높다고 평가했다. “관심 가지고 찾아보면 부가가치 높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업을 통해 수익은 얼마든 창출할 수 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귀어귀촌은 최대 2억까지 지원해 주기 때문에 자기 자본은 20% 정도면 된다. 귀어귀촌센터에서 4일간 교육 받고 어업에 60일 정도 종사하면 배운 후에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나이대도 상관없다. 지역적으로 인구 유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택 지원금도 지원해 주고 있다.”며 “또 최근에는 자영업을 하시던 분들이 코로나 때문에 힘들다 보니 폐업을 하고 정착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인터넷을 통해 보고 상담 신청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분들께도 귀어귀촌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아직 힘들고 거친 일이라고 여기는 시선도 있지만 어업 장비 시스템이 선진화 되어 어마어마하게 발전되어있는 만큼 활용이 가능하다면 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어선과 기술 차이가 있다고 했지만 이제는 한국의 어선이 뜨면 어획량이 상당해 일본 어선을 압도한다. 한국은 작은 어선도 최첨단 장비로 무장되어 있다.”는 설명이었다.
장재수 회장은 오래도록 어업에 종사하며 어업의 비전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물론 육체적으로 힘들고 고되기도 하지만 지금껏 종사해 온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강력히 느껴지는 바였다. 어민들의 염원인 소득 증대, 그리고 또 중요한 안전을 강조하며 속초어촌계를 이끌고 있는 장재수 회장과의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