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사는 법이산 자락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본사 해인사의 말사다. 대구 도심에 위치해 있기에 접근성은 좋으면서도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산사의 분위기까지 물씬 느낄 수 있다. 3년 반전 이 곳에 부임한 정암현석 주지 스님을 만나봤다.
명당 중의 명당, 법이산 자락에 위치한 영험한 기도 도량
반야사가 자리한 법이산은 이름부터 불교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법 ‘법’(法)에 그러할 ‘이’(爾)를 쓰는데 이름을 풀이하면 ‘법이 그러하기 때문에’ 라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정암현석 주지스님은 “불교는 법을 가장 중시하는 종교이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모든 것을 순리대로 따른다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가 있듯 이 산은 법을 따르는 산이라는 뜻으로 법이산이라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이산은 예로부터 명당 중의 명당으로 꼽히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산신각에서 15분 정도 올라가면 정상에 봉수대가 있는데 대구시 최초 봉수문화재로 지정됐을 정도로 그 가치가 높다. 정암현석 주지 스님은 “법이산 봉수대는 예전부터 중요시 하던 곳이다. 흔히 한반도는 호랑이의 모습을 닮아 있다고 표현하는데 대구 법이산 자락은 호랑이 모습에서 자궁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봉수대가 있었던 것도 풍수적으로 의미가 있다. 호랑이의 자궁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면 호랑이의 기운도 살아난다는 것이다. 대구가 잘되면 나라가 잘 된다는 이야기도 이런 연유에서 나온 것이리라(행정안전부 향토자원 조사 프로젝트 참조).””고 설명했다. 그 곳에 위치한 반야사 역시 기도 도량으로서 영험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올초에 시주님들의 도움으로 지장보살상과 약사여래불상을 모셨다. 정암현석 스님은 “봉수바위를 새단장하고 불상을모셨다. 절에 오는 분들은 영험한 바위라 해서 문지르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이 절에 한 번도 온 적이 없는 스님이 선몽을 꾸고 연락을 주기도 했었다. 그 바위 위에서 용이 승천하는 꿈을 꿨다고 한다. 다른 노보살님들도 몇 차례 선몽을 꾸었다며 바위에서 기운이 솟구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장엄하고 위엄 있는 도량, 앞으로는 인재불사에 집중할 것
특히 반야사 내부에는 동양화, 한국화, 목각 등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신도 분들이 직접 작품 활동을 한 것도 있고, 선물을 받거나 일부러 모셔온 작품들이 절을 꽉 채우며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법당 외벽에도 벽화가 그려져 있다. 정암현석 스님은 “반야사를 찾는 신도 분들, 또 지나치면서 보시는 분들에게 불교를 전파하는 교육의 효과가 있다. 연꽃 그림은 인과의 가르침이다. 서각은 법정스님의 ‘무소유’ 글귀를 새긴 것이다. 무의식중에라도 이런 것들을 보면서 사람들의 뇌리에 불교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반야사는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도량이 장엄하고 조경이 잘 되어 있어 그 위엄을 자랑한다. 야간에는 조명도 밝혀 더 그윽한 느낌을 자아낸다. 정암현석스님은 “3년 반전 부임해 와서 지금까지는 주로 도량 불사하는데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인재불사에 집중하고자 한다. 앞으로는 인재 불사에 힘을 가하지 않으면 절의 존립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으로 변화를 꾀하고자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불교 대학 운영하며 포교에 이바지 할 것
앞으로는 불교대학 등을 만들어서 신도를 교육하고 포교에 이바지 하고자 할 예정이다. 이미 27년 전에 이 곳으로 이전(移轉)하기 전 반야사에서 불교대학을 열어 운영했던 경험도 있다.
“사실은 작년에도 불교대학 개설하려고 했었는데 부족한 면이 있었다. 종교가 아무래도 내리막길에 있기 때문이다. 98년도에 반야사가 상동에 위치했을 때에는 불교 대학이 따로 없었지만 과정을 개설해서 진행하면 100여명 가량이 왔었다. 그 때는 불교대학의 붐이 일어난 데다 나름 광고매체를 잘 활용해 홍보도 잘 되어 있었다. 지금은 훨씬 조건이 더 좋은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흥미를 잃은 것 같아 아쉽다. 그런 상황에 코로나까지 겹쳤다. 앞으로 시대에 맞는 방법으로 하나씩 하나씩 이뤄나갈 예정이다.”
지역 사회에 다양한 지원과 나눔 이어와
반야사는 비록 그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재정도 넉넉하지 않지만 지역사회에 어두운 곳에 다양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해마다 장학금을 지급하고, 폐지 줍는 노인 분들에게도 매달 계좌로 지원금을 넣어 드린다. 인근 주민센터에도 기부금을 납부해왔다 정암현석 스님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일정 부분을 여러 곳에 기부하고 있다. 양로원도 한 번씩 방문해서 도움을 드리려 애를 썼었다. 지역사회를 위해 점차 그 범위를 늘려나가려 하고 있다. 반야사가 비록 작은 사찰이긴 하지만 주변의 어두운 부분을 돕는 일을 등한시 한다면 절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끝으로 정암현석 주지 스님은 “기도는 하나의 방편이다. 결국 목적은 자기의 마음을 편안하게 안심시키기 위함이다. 기도 한다고 해서 당장 큰 힘이 주어진다거나 신통력이 생기는 것을 바라서는 안된다. 물론 차후에 눈에 보이지 않게 효력을 발휘하지만 당장은 안심입명(安心立命, 안온하고 편안한 경지에 도달하여 스스로 뿐 아니라 다른 이에게도 바른 법을 전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 해야한다. 그래서 지장보살이나 관세음보살, 약사여래불 기도이든 인연에 따라서 한 가지 기도를 해보고 그것이 나에게 맞다 싶으면 꾸준하게 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마음이 안정되면 간경과 참선 등으로 확장해 나가면 된다.” 고 신도들에게 전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