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외로 나가면 대형 베이커리 카페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야외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빵과 음료를 즐기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 ‘빵공장 라뜰리에 김가’의 김성갑 대표는 이미 8년 전부터 이런 시도를 시작해 전국적으로 확대시킨 장본인이다. ‘디자인과 건축적 요소가 뛰어난 대형 베이커리카페’라는 트렌드를 선도한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빵공장 라뜰리에 김가’는 춘천과 원주에 2개 매장이 있는데 그 곳을 찾는 이들이 꼭 들러야 할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늘 손님들로 북적인다. 2호 원주점에서 김성갑 대표를 만나 카페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이국적인 인테리어, 색다른 시도로 사람들의 감성 자극
‘빵공장 라뜰리에 김가’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특별했다. 골목부터 차들이 줄지어 있고, 주차요원이 상시 대기 중이었다. 한 쪽에는 마치 유럽 어느 도시를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하고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빛나는 한편, 또 한편에서는 동남아를 연상시키는 작은 오두막이 눈길을 끌었다. 유기농 밀과 엄선한 재료를 사용한 품질 좋은 빵은 기본이었다. 소품, 조명, 배경, 어느 하나 놓칠 수 없어 손님들은 여기저기 옮겨가며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김성갑 대표는 정형화되고 개성 없는 프랜차이즈 커피숍보다는 특색 있고, 특별한 곳이 더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판단해 이런 컨셉을 시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전까지 빵집이라고 하면 프랜차이즈이거나 조그만 규모였는데 ‘라뜰리에김가’는 그 규모를 확장하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것. 그냥 ‘카페’라기에는 부족하고 ‘가든형 카페’라기에는 컨셉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아 ‘빵공장’으로 이름을 내걸었는데, 이런 이름들도 후발주자들이 따라하는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게 됐다. 서울 곳곳에 위치해 인기 높은 ‘북한산제빵소’도 그의 작품이다.
건축 전문가인 김성갑 대표, 입지와 디자인 중시해 빵집을 새로운 공간으로
베이커리이기에 대표는 쉐프이거나 제빵 기술자일 것이라 상상했다면 잘못된 판단이다. 김성갑 대표는 원래 건축 쪽에 종사했다. 빵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빵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른다고.
김 대표는 “사업의 기본은 부동산이다.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 뷰가 좋은 자리에 손님이 모인다. 토목, 건축, 조경도 중요하다. 볼거리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무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어떤 나무를 어떻게 배치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사업성이 높고, 아름다운지 고려해야 한다. 의자에 대해서도 다 알아야 한다. 넓은 공간 수백 대 되는 의자를 놓아야 하는데 아무 의자나 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예술적인 작품으로서의 건축은 아니지만 ‘라뜰리에김가’는 사업공간으로서 매력이 있다. 공간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곳곳마다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바닥 자재 하나도 정감 있는 모습으로 연출하기 위한 의도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예쁜 카페들은 엄청나게 많고 맛 좋은 빵집도 많지만 김성갑 대표는 건축 분야의 전문가 였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전문적으로 고려해 그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공간을 창출해 낸 것이다.
우리가 판매하는 것은 빵만이 아니다, 하나의 문화다
유행을 타고 베이커리 카페를 창업하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디자인’과 ‘아이디어’, ‘칼라’로 차별화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케팅을 모르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의견이다.
김성갑 대표는 “우리가 판매하는 것은 빵만이 아니다. 하나의 문화를 창조하는 일이다. 시대의 흐름 읽어내야 한다. 빵의 맛은 어디서나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최상의 재료를 사용하고, 훌륭한 기술자를 영입하면 된다. 그러나 조명, 음악, 조경 등 다른 요소에 따라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대부분 빵 맛에만 집중하지만, 맛은 기본이다. 다른 요소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커피 시장에서는 어떻게 기존의 판을 바꾸고 커피를 즐기는 문화를 전파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요즘 다시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복고풍 스타일도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다만 디테일이 멋 스러워야 할 것이다.”라고 팁을 제공했다.
여행 통해 아이디어 얻어, 앞으로 펼칠 사업 더욱 기대되어
‘여행’은 그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는 자극제다. 동남아, 동북아, 유럽까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모습을 포착한다. 코로나 이후에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미래 도전 목표는 ‘작은 호텔’이다. 제빵사업은 이를 위한 밑바탕이기도 하다고. 대형 호텔은 이미 대기업이 잠식한 상태지만 차별화 된 호텔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에는 5성급 호텔만 자체 베이커리를 가지고 빵을 제공하는데, 김성갑 대표는 이 점에 주목했다.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 기존 펜션 등을 리노베이션 하고 1층에는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것. 객실은 극소수만 운영하되 옥상에는 루프탑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고급 빵을 조식으로 제공하며, 최고급 숙박 경험을 제공할 그 호텔이 너무나 기대됐다.
김성갑 대표는 이미 단지 카페뿐만 아니라 여타 영역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수많은 춘천 닭갈비 음식점 중에서도 눈에 띄는 ‘큰지붕 닭갈비’도 그의 작품이다. 건축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춘천에 더덕밥집도 운영 중이다. 앞으로는 춘천에 ‘국수박물관’을 시도하고 싶다는 꿈도 전했다. 국수와 관련된 역사를 보여주는 것과 더불어 가운데에서는 댄스 공연이 펼쳐지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김성갑 대표는 인터뷰 중간 중간 “재미있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요소를 포착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색다른 시도를 함으로써 결국은 모두가 따라가는 유행을 선도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 그에게는 ‘재미있는 일’이었던 것이다. 영감과 아이디어가 흘러넘치는 김 대표의 발상의 전환이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