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1번지 햇살농원

지리산 1번지 햇살농원

김태…

 

함양군 특집/ 박용순 대표

 

지리산 1번지 햇살 농원박용순 대표

 천혜의 고장 함양, 햇살 가득 머금은 친환경 농법 블루베리생산

 

눈에 좋은 블루베리, 전립선에도 좋아 남녀노소 인기.

농약 없이 키울 수 있는 건강한 열매

블루베리 사업, 멘토-멘티 과정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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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정리하고 잠시 찾아온 공백기에 방문한 함양은 지상천국이었다. 때마침 그 시절이 온 천지를 울긋불긋 물들이던 가을이라 일대는 바라만 보아도 그저 좋은 황홀함의 극치를 선보였다. 사업을 접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시련과 괴로움들이 일순간 사라짐을 느꼈다. 지리산과 덕유산의 비경을 남과 북으로 두르고 있는 함양은 그야말로 자연이 수놓은 천혜의 고장이었다. 아내는 이곳에 정착하길 소원했고 나는 아내의 뜻에 따라 작은 은신처를 구했다. 그리고 벌써 10년이 흘렀다.”

 

함양군 안의면 강변로에 자리하고 있는 햇살농원의 박용순 대표는 10년 전 함양에 정착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했다. 서울에서 IT 전공자로 사업을 벌였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했던 그는 함양에 내려와 주변을 정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도시남이 아니라 시골 농부로서 말이다. 처음에는 밭농사를 소일삼아 시작했다. 감자도 심어보고, 콩도 따보고, 고추 농사도 해봤다. 전직 사업가였기에 손익 계산을 따져보니 남는 게 없었다. 함양에 정착하고 4년 차가 되었을 때 지인으로부터 블루베리 농장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됐다. 첫해 성공적인 수확을 거두고 본격적으로 블루베리 농사에 뛰어들었다. 함양에 거주하던 4년간 이곳저곳 안 돌아본 곳이 없기에 좋은 자리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 자리가 바로 지금 지리산 1번지, 햇살농원농지다.

 

박용순 대표가 블루베리 농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무엇보다 약을 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친환경 재배가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두 번째 이유는 태생이 농사꾼이 아니기에 새벽잠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농사꾼치고는 게으른 편이다.”블루베리는 전지만 단단히 잘해 두면 건강한 열매를 얻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소개했다. 블루베리는 수확 기간도 짧다. 6월에 시작해 7월 중순이면 끝난다. 박용순 대표는 농장을 바라보며 이곳은 일터가 아니라 놀이터라고 말했다. 그가 좋아하는 음악이 농장 곳곳에 울려 퍼졌다.

 

블루베리 농사를 시작한 지 올해로 6년 차에 접어들었다. 햇살농원에는 2년 차, 3년 차, 4년 차 된 묘목들이 서열 따라 심겨 있다. 처음 1,000여 평의 땅을 매입해 300평은 저온 창고와 부대시설을 짓고, 나머지 700평에 묘목을 심었다. 블루베리는 전 세계적으로 그 종류가 20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국내 들어온 품종만도 50여 가지 이상이다. 박용순 대표는 올해로 3년 차에 들어선 묘목 하나를 소개했다. 꼭지 부위에 선명한 별 모양이 예쁘게 새겨진 진한 보랏빛의 스타라는 품종이었다. 수입산 블루베리가 대부분 검은콩만 하다면, 국내산 블루베리 품종들은 특등급으로 동전 100원짜리부터 500원짜리까지 그 크기가 다양하다. 그만큼 입 안에서 터지는 과즙은 다섯 가지의 맛을 낸다는 오미자보다도 찬란하다. 달콤함과 새콤함이 조화를 이루는 이 맛은 하늘 아래 최고의 과육이 아닐까.

 

블루베리는 풍부한 안토시아닌으로 눈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영국의 한 공군 조종사가 빵에 블루베리를 듬뿍 발라 먹은 후, 희미한 빛 속에서도 물체가 잘 보였다고 증언하며 대중에 알려지게 되었다. 많은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실제로 블루베리에는 안토시아닌 배당체가 있는데, 이것이 사람의 안구 내부 망막에 관련해 시력 보호 및 백내장, 망막염 등에 좋다고 보고됐다. 박용순 대표는 블루베리가 눈에 좋다고만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전립선염과 전립선암을 예방하는데도 효능이 탁월하다.”남성들에게 좋은 과육이라고 소개했다. 그 외에도 모세혈관보호 작용, 항산화 작용, 항궤양 활성 및 항염증 작용, 정장 작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작목반 회장 역임 및 멘토-멘티 과정 진행

 

현재 박용순 대표는 안의면 블루베리 농가들의 작목반 회장을 맡고 있다. 오랜 시간 사업을 하던 수완이 있어 대외적인 교류와 소통에 적합하다는 이웃 농가들의 권유 때문이다. 농가들을 위해 저온 창고, 지하수 관정 등 다양한 혜택과 지원을 챙기기도 한다. 그 외에 멘토-멘티 교육도 담당하고 있다. 귀농 5년 차 이상 되면 농장 멘토가 될 수 있는데, 처음 귀농하는 멘티들에게 몇개월간 함께 일하며 농법을 전수해 주는 일을 맡고 있다.

 

박용순 대표는 제가 처음 블루베리를 배울 때는 전문 교육기관이 따로 있지 않았다.”단지 토양에 관한 교육, 약에 관한 교육, 관수에 관한 교육 등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사실 교실 안에서 진행하는 교육보다는 농장에서 직접 체험하며 얻는 교육이 참교육이 될 것이다.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하는 멘토-멘티 과정이 추천할 만하다. 묘목은 어떤 것이 있고 전지는 어떻게 해야 하며, 토양은 또 어떻게 관리하고 열매를 수확하는지, 그 과정을 직접 보고 체득하는 것이 귀농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블루베리는 묘목및 부대시설비용이 있어 최초 농사를 시작할 때 다소 부담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약을 칠 필요도 없고 한번 묘목을 심으면 새가지 교체 방식으로 번성하기 때문에 묘목 하나에서 20년이상 과육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묘목을 크게 남부용과 북부용으로 구분하는데, 남부는 하우스용이고, 북부는 노지용이다. 함양에서는 노지 생산을 많이 한다. 3년 차 된 스타 묘목은 사실 남부용인데, 함양에서는 노지에서도 생산 가능해 햇살농원에서는 현재 100주를 심어놓은 상태다. 박 대표는 묘목마다 가격도 다르고 특허 관련한 규제 품목도 있어서 선정을 잘해야 한다.”특히 특허품에 대해서는 함부로 삼목을 해서 심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수확기가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한 달 정도이기 때문에 장마철에 접어드는 우리나라에서는 비바람에 강한 품종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령화 사회에 제2의 인생을 찾기가 어려워진 요즘, 박용순 대표는 10년 전 사업을 접고 함양에 내려온 것이 돌이켜 보면 오히려 인생의 플러스가 되었다고 한다. 은퇴 없는 농장에서 제2의 황금기를 아내와 함께 즐겁게 누릴 수 있어서라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