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자리한 경원사는 건립된 지 약 10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사찰이지만 좋은 기운을 풍기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 특별한 사찰이다. 경원사의 효림 주지 스님은 10년 전 이곳에 와 터를 잡고 사찰을 세웠다. 경원사는 금계포란 형국으로 황금 닭이 알을 품는다는 최고의 명당 터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때부터 전국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유명한 명당이라고 하는 곳이 몇 곳 있다고 하는데, 이곳이 바로 그곳 중 하나라고 한다.
가난하지만 그래서 더 맑고 깨끗한 사찰
효림 주지스님은 10년 전 조용한 삶을 꿈꾸며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젊은 시절엔 시민사회운동, 민주화운동 등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면서 봉사들을 많이 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 조용하게 살고 싶어서 경원사로 오게 되었지요.”
효림 주지스님은 경원사에 대해 ‘가난한 사찰’이라고 소개했다. “신도가 많으면 절이 커지고, 그럼 또 그만큼 바빠지지요. 우리 경원사는 신도가 많지 않은 절입니다. 가난한 절이지요. ‘가난하게 살자’가 저의 마음가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난한 사찰이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것은 단순히 갖지 못한 것,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맑고 깨끗하게 사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러기 위해 가난한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사찰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살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찰인 탓에 찾아오는 이도, 신도들도 많지 않다”고 효림 주지스님은 말하지만 경원사에는 꾸준히 그곳을 찾는 신도들이 있다.
효림 주지스님은 여전히 많은 시간 공부를 하며 수행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도를 닦아야 하지요. 그래서 공부를 지속하며 수행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참선을 수행의 방편으로 삼고 있습니다.”
기도하는 것은 도를 닦는 과정
효림 주지스님은 기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기도라 하면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한 ‘기복’이라고들 생각합니다. 복을 빌기 위한 것이니 맞는 말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 안에는 다른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기도를 하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간절함인데, 간절하게 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필요하지요. 그 가운데 가장 좋은 동기부여가 바로 복을 비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이 간절하게 기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바탕이 되는 동기부여 중 기복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기도가 기복성을 띄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못한 것처럼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종교든, 종교가 지향하는 바가 거대할지라도 동기부여를 시켜주고 간절하게 기도를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그 과정 안에서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이어 효림 주지스님은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다 욕망이 있습니다. 발원, 갈망이 있는 것이지요. 그 갈망이 해소되지 않으면 늘 마음 한 구석에 쓸쓸한 마음으로 남아있습니다. 혹은 열등의식이나 편협함 등 여러 가지 모순을 안고 살아가기도 하지요. 간절하게 기도를 하면 마음 가운데 이렇게 모순된 부분, 모가 난 부분들이 해소가 됩니다. 세속적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도를 한다고 하지만 반대로 이를 통해 탐욕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해소 되는 것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 삼매라 하는데, 정신통일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삼매를 이루면 그것이 바로 도를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종교, 바른 사람 되기 위한 길
효림 주지스님은 “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 종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 가져야 하는 하나의 절차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종교이든 종교의 종류를 떠나 인간에게 종교가 필요한 이유이지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권력을 가진 것은 바로 돈입니다. 돈은 때로 종교를 움직이기도 합니다. 시간도, 사랑도, 존경도 다 돈으로 살 수 있는 시대라 하지요. 하지만 돈이 결코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인격입니다. 인격은 돈이 대신할 수 없습니다. 높은 인격이라는 것은 바른 사람이 바르게 행동할 때 형성이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종교를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효림 주지스님은 신도들의 가장 큰 고민은 결국 인간관계라 말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덕을 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상을 살아갈 때 인간은 관계성을 맺고 살아갑니다. 두 사람의 관계, 양쪽의 관계가 잘 형성되어야 하지요.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에고, 즉 아집을 버리고 ‘수희공덕’을 통해 상대가 좋아할 일에 대해 함께 따라서 기뻐해줄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의 관계에서 상대를 가장 기쁘게 해주는 것은 바로 칭찬입니다. 서로 칭찬을 하며 함께 기뻐하는, 모든 싸움의 근본을 풀 수 있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우리 사회가 더욱 서로를 이해하는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