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진주시 금산면 월아산로 1440번길 138에 자리한 청곡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 해인사 말사로, 제 74호의 전통사찰이다. 청곡사 대웅전은 경상남도 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꼽히고 있다. 월아산 숲속에 위치한 청곡사는 통일신라 헌강왕 5년(879년)에 도선 국사 스님에 의해 창건되었다. 도선국사는 남쪽 남강변으로 청학이 날아오니 나라를 흥하게 할 기운이 충만하여 불자들과 국민들의 원을 이뤄 나라를 흥하게 할 목적으로 이곳을 창건했으며, 청곡사는 1,2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불자들과 우리 국민들의 원을 이룰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찰 청곡사
고려조에 국가의 비보사찰로 우리 지역 국교의 중심으로서 기관업무를 수행했던 청곡사는 조선때에도 비보사찰의 위상을 유지했다.
청곡사는 고려말 고려조의 보물인 고려왕의 어실과 어탑 보전을 위해 상총 스님에 의해 중창되었는데, 이는 고려조에 실제 원의 기능을 했던, 비보사찰로서의 위상을 확인시켜주는 부분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에 의해 소실되었던 청곡사는 선조 35년(1602년)에 계행부터 인조 2년(1624년)까지 성간 스님과 계행 스님, 극명 스님, 종수 스님 등에 의해 중창이 되었는데, 1615년에는 현재 청곡사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는 ‘보물 제1668호 진주 청곡사 목조 석가여래삼존 좌상’이 제작되기도 했다. 이후 청곡사는 세 번의 중창을 더 거쳐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현재의 청곡사에는 15동의 건물이 있다. 앞모습은 화려하고 뒷모습은 간결한 특징을 지닌 대웅전에는 경남지역에서 가장 크고 섬세하게 조성된 부처님이 자리하고 계시다. 업경전, 칠성각, 나한전 등의 다른 건물들은 앞 처마는 겹처마이지만 뒷 처마는 홑처마로 이루어진 독특한 특성을 보인다.
다양한 보물 만날 수 있는 곳
청곡사는 광해군 5년(1612년) 대웅전을 완공하였고, 1615년 보물로 지정된 3존불을 조성하였다. 그후 고명스님이 불보살님과 보물 1232호인 제석천왕과 대범천왕을 새롭게 조성하였고, 현종 2년(1661년)에 인화스님이 업경전 10왕을 조성하였다. 경종 2년(1722년)에는 국보 302호인 괘불탱화가 조성되었다. 이를 통해 현재 청곡사에는 국보 302호인 괘불탱화, 보물 1232호인 제석천왕 대범천왕이 있다. 또한, 청곡사에서는 법당에 모셔져 있는 삼존불을 비롯하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시왕상 등 2010년 보물 1689로 지정된 21점의 보물을 만날 수 있으며, 이밖에도 3층 석탑, 대웅전, 업경전, 괘불함, 금강역사상, 영상회상 탱화 등 많은 성보가 있다.
조선왕조의 원찰이자 진양대도호부 비보사찰이었던 청곡사에는 ‘홍무30년 청곡사명 총등은입사 향완’이 봉안되기도 했다. 조선의 창건왕인 태조 이성계는 부인인 신덕왕후가 흥서하자 청곡사를 원찰로 정하고, 진영과 위를 모시게 하면서 청곡사명 청동은입사향완을 청곡사에 봉안하였다. 신덕왕후에 본향이자 원찰이 있는 진주를 진주목에서 진양대호부로 승격시키기도 했다. 태조 이성계가 신덕왕후 사후 1년 후인 1397년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제작한 향완에는 진주(당시 진양대도호부)가 신덕왕후의 본향이며, 청곡사가 원찰(사찰의 창건주가 소원을 빌거나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건립한 건축물)이라고 명기되어 있다. 현재 이 향완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최근 청곡사 사역으로 진입하는 길에서는 태조 이성계와 신덕왕후의 첫 만남에 등장하는 ‘갈마정’으로 추정되는 우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갈마정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조선 최초의 국모가 되는 신덕왕후 강씨를 처음 만난 곳으로, ‘버들잎을 띄운 우물물’을 마신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시민들을 위해 닫혀있던 환학루 열어
청곡사의 성공 스님은 지난 해 9월 청곡사의 주지로 취임하게 되었다. 1989년 출가한 성공 스님은 제주 약천사 주지, 진주 성전암 주지, 무애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조계종 사회부장과 문화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경상남도 불교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및 진주 장애인종합복지관장 등을 역임하며 왕성한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도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왔다.
성공 스님은 취임한지 5개월 남짓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간 많은 일들을 이루어왔다. 수천 명의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곡사 산사음악회, 청곡사 동지대축제를 통해 3,000여 명에게 팥죽을 드시도록 하는 등의 대규모 행사를 개최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진주시민뿐 아니라 청곡사를 찾는 수많은 방문객에게 심적으로 편안한 쉼을 제공하고 있는 청곡사는 성공 스님에 의해 최근 모든 시민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바로 성공 스님이 취임 후 대웅전 앞 닫혀있던 환학루(누각)을 열었기 때문이다. 성공 스님은 이곳에서 더 많은 시민들과 신도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무료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심신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했다. 냉난방 시설은 물론 테이블과 의자를 갖추어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성공 주지스님으로부터 좋은 말씀을 들을 수도 있다.
청곡사 대웅전, 보물로 지정해야
성공 스님은 전통사찰인 대한불교조계종 청곡사의 문화재 보존구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깊은 역사와 문화적인 가치를 지닌 청곡사의 시간을 이어가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성공 스님은 이러한 조사를 통해 청곡사의 가장 큰 현안으로 대웅전에 대한 보물 지정을 꼽았다. 대웅전은 경남도지정 유형문화유산이자 대한민국의 자산이다. 이러한 대웅전은 우측 후면으로 6도에서 7도 가량이 기울어져 있는 상태다. 전면부의 창방과 평방이 깨지고, 공포가 어긋나 있어 언제 무너질지 예측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인 것. 대웅전을 해체 복원하게 되면 6~7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경남도와 진주시의 지방비로 충당을 할 수가 없어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청곡사 대웅전을 국가유산인 보물로 지정하여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성공 스님의 설명이다.
진주시청, 청곡사 협조에 응하지 않아
이를 위해 성공 스님은 취임 이후 바로 경상남도, 진주시 국회의원, 경상남도 도의원 진주시 등에 대웅전 파손 위험성을 알렸고, 예산 확보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였으며, 국가 유산청, 경상남도, 진주시,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통하여 조속한 보물 지정을 위한 방법에 대한 협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진주시가 경상남도에 예산을 신청하지 않아 대웅전 보물지정 및 복구와 관련된 예산이 반영되지 못했다.
해결되어야 할 청곡사 부지 내 관청의 불법 시설물 문제
청곡사에는 불법 시설물도 자리하고 있어 이에 대한 문제 해결도 필요하다. ‘전통사찰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위배되는 시설물과 불법 토지 이용에 대한 사항으로, 성공 주지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종정특별감사위원화 및 해인사의 감사를 통해 경내 관음보살상의 위치 변경 및 전통사찰 보존지 토지정비에 관한 문제를 발견하였다. 45만 평 정도의 전통사찰 보존지를 보유하고 있는 청곡사 내 35만평 정도가 등산로로 개방되어 사용이 되고 있고, 이 구역 내에 진주시가 적법하지 않게 시설물을 설치, 사용하고 있는 것도 발견되었다.
또한 청곡사는 시민들의 실질적인 공원시설로 이용되고 있으며, 청곡사 전통사찰부지인 월아산과 청곡사 주차장 부지는 무상으로 이용되고 있다. 신도들이 내는 비용으로 운영이 되고 보존이 되고 있는 청곡사에 대해 진주시는 행정에 대한 변화를 통하여 별도의 예산을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공 스님은 토지의 지목에 대하여 현재 이용 상태와 동일하게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등, 전통사찰 보존지 내에 정비되어 있지 않은 부분을 차차 해소해 나가고자 한다.
불교 탄압하는 종교차별 행위
청곡사 법당은 2022년 도지정 유산 정기조사결과(경남연구원) E등급, 즉 전면해체 수리조치요구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문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주시는 청곡사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성공 스님이 대웅전 보존에 대하여 관련 기관 담당자들과 함께 논의를 진행, 문화재청의 예산이 허락되었지만 진주시 유산관리팀은 국가유산청에 25가지의 사업을 신청하면서 E등급 문화재인 보물 보호각에 대해서는 신청조차 하지 않았고, 진주시청은 추진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성공 스님은 ‘엄연한 종교차별 행위’라 강조했다. 그러한 근거는 진주시 유산관리팀이 국가유산청에 신청한 25건의 내용 중 문산성당, 옥봉성당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성당의 강당보수비로 4억 9천 만 원을 신청하면서 국가유산청과 경남도청의 긴급보강을 위한 서류제출 요청에도 불구하고 E등급의 대웅전 긴급보강에 대한 것은 신청조차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