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다악이란 ‘예절, 다도, 판소리’ 세 가지를 의미한다고 답한 김태곤 이사장. 이 세 가지를 모두 교육하는 곳이 바로 이곳 대구 태정예다악문화협회라고 그는 부연했다. “풍류를 아는 것이 참으로 좋지 않습니까.” 그렇게 말하며 김 이사장은 웃었다.
그렇다면 태정예다악문화협회가 지향하는 다도(茶道)란 어떠한 이미지일까? 이에 관해 기자가 묻자 김 회장은 웃으며 ‘한국에 다도의 시작을 알리신 초의선사님처럼 저도 우리 차를 좋아하는 입장’이라며 “대부분 어떠한 계기로 인하여 이 길을 걷게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김태곤 이사장에게 있어서 그 계기란 참으로 ‘운명’과도 같았다고. 그렇게 50년, 꼭 지금에 이르렀다. 녹차와 노래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다는 사람, 그가 이 길에 든 것은 참으로 운영이 아니라고는 못 하리라. 본디 대중가요를 했었다는 김태곤 이사장에게 있어 당시 국악은 참으로 머나먼 것이었다. 결혼하고 나서 국악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김 이사장, 늦사랑은 참으로 무서웠다. 장장 사십일 년 동안 판소리와 다도를 한시도 놓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열렬한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이 차와 판소리라며 김 이사장은 “판소리는 판소리 그 역사와 내력에 대해 빠지게 되지만, 차는 그것이 태동한 태초의 역사부터 다시 공부하게 때문에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다.”며 역사가 깊은 만큼 차 문화에 심취해 있는 속세의 차인들도 많지만, 체계는 아직 판소리만큼 못 하다는 쓰디쓴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예와 악을 모르면 무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사람이 예와 악을 알면 강약에 대해 알 수 있게 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강약이란 흔히 아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김태곤 이사장의 생각이다. 옛 성현 공자님의 말씀에도 ‘모든 것은 예와 악에서 찾으라’ 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워서 안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게 김 이사장의 생각이다. 가령 요즘의 아이들 문제가 그렇다. 기자의 물음에 이것은 곧 어른의 문제라고 일갈한 다음, 대구 태정예다악문화협회 김태곤 이사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반적으로 기성세대부터 바르게 살아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아직 때가 아니다. 어른이 아직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런 것.” 이른바 닦아서 되는 사람이 있고 닦아서 안 되는 사람이 있다. 근본이 되지 않은 놈은 아무리 가르쳐 봤자 안 된다는 것. 이렇듯 학습은 한계가 있다는 김태곤 이사장의 직언에 기자는 숙연해졌다.
요즘 세상은 너무 바쁘게만 돌아가다 보니 가장 중요한 기본을 무시하고 있다며 그는 아쉬움을 표했다. 방석을 다루고 앉는 법조차 현대인은 무지하다. 앞으로 그 경향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게 김 이사장의 말이다.
예법을 가르칠 때 결코 ‘안다는 것을 티내지 말라’고 조언한다는 김태곤 이사장. 소수는 다수를 이길 수 없고, 따라서 남을 가르치려 드는 것은 일절 금해야 한다는 것. 나를 알기 전에 타인을 존중하라, 누가 알아주던 아니던 꿋꿋이 내 할 일을 하라. 이것이야말로 그가 진정 예술을 하고자 하는 요즘의 청년들에게 가장 알려 주고픈 것이 아닐까.
“외롭고 힘든 것을 참아야 결과가 옵니다. 참는 능력이 없는 사랑은 성공을 할 수 없습니다.” 김태곤 이사장의 말은 그래서 더욱 울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