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암에 들어서면 일월오봉도와 십장생이 화폭에 담겨 손님을 맞는다. 개인적으로 일월오봉도를 줗아한다는 일월암 보살의 선택이다. 그녀는 “지금은 옥황상제가 중앙 신이라 하는데 이는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다.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일월성신이 해와 달, 낮과 밤을 좌우하시기에 옥황상제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분이시다. 또한 다른 분들은 선덕여왕, 명성황후 님을 많이 모시는데 저에게는 고모할머니 뻘 되시는 분인 인목대비님을 모시고 있다. 인목대비님이 ‘중앙에 산이 있고, 그 안에는 절이 있고 그 안에는 부처님이 계시다’고 말씀하셨기에 일월오봉도가 큰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대를 이어오는 영험한 무속인의 피
일월암 보살은 집안 대대로 영험한 무속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할머니와 외할머니가 모두 무당이셨다. 할아버지는 판사였기 때문에 친할머니는 남 몰래 뒤에서 빌어주는 정도로만 하셨지만 외할머니는 김천에서 큰 무당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일월암 보살이 무당의 운명을 받아들였던 것은 아니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신기는 있었다. 아주 어릴 때에도 뽀빠이 과자 하나 받고 점을 봐주곤 했던 기억이 있다. 어린 나이라 들리는 대로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다 보니 엄마께 두들겨 맞고 컸던 것 같다. 스무 살 때는 한 달 동안 이유도 없이 피를 토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신의 길을 걷고 싶지 않아 열심히 교회를 다녔다고 한다. 양가 할머니께서도 되도록이면 천천히 신을 받을 수 있게 눌림굿도 해주셨다.
그럼에도 강력한 신의 힘은 그녀를 가만두지 않았다. 한 순간에 모든 풍파가 닥쳐오기 시작했다. 가정도 깨시기에 이혼을 해야 했고, 8년 동안 크게 하던 사업도 한 순간에 무너졌다. 일월암 보살은 “기념주화 판매 사업을 했었다. VJ 특공대 등 언론에서도 다뤄질 정도로 큰 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뿐만아니라 직원들까지 치셨다. 가족들에게도 풍파가 닥쳤다. 엄마는 넘어져서 다리가 부러졌고 오빠의 학원 사업도 망해갔다. 술도 못 먹었는데 술을 10병을 마셔야 잠이 오는 나날이었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 이에 일월암 보살은 마흔이 되어서 신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모든 일은 급속도로 해결되었다고 한다. ‘제가 할께요’ 라는 말을 내뱉자마자 붙지 않던 어머니의 다리가 붙었고 오빠의 학원에도 원생들이 몰려 들었다는 것.
신의 길 갈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해
어렵게 신의 길에 들어선 그녀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한다. 일월암 보살은 “신의 길은 무섭고 엄중하지만 재미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안 될 것이 없다. 주변에서 무당을 이렇게 재미있게 하는 아이는 처음 본다고 이야기들 하신다. 굶어야 점사가 잘 나와서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자유시간도 없지만 신도님들 문제가 하나씩 해결되고 가족도 잘 되니 보람이 느껴진다. 하루 한 건만 좋은 일 있어도 스마일 하게 된다. 오늘도 합격전화를 두 통이나 받았다. 이렇게 신도들이 합격하고, 집을 사고, 어려움이 해결됐다는 말 듣고 나면 하루가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렇듯 일월암 보살이 무속인을 하는 이유는 모두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다. 처음 신을 받으면서 그녀는 ‘굵고 짧게 보다는 가늘고 길게 가겠다’고 선택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굿 값, 점 값, 초 값 적게 받고 고면 그만 하고 싶다고 할 때까지 하게 해 줄게’ 하고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일월암에서는 몇 명의 점사를 요청하든 무조건 5만원의 점사비만 받는다. 일반적으로 한 번 점사를 볼 때 가족들을 다 보는데, 그래도 5만원이면 된다. 단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으로 정해져 있을 뿐이다.
지역사회에 기부, 나눔 이어오는 ‘베푸는 무속인’
목표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베푸는 무당이다. “병원에서 죽는다고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다가 죽지 않기 위해 무당이 되었다. 가지고 있는 것을 남겨줄 사람도 없고 사회에 다 돌려주려고 싶은 마음이다. 환원하고 갈 삶이라 욕심도 내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베풀 수 있는 무당이 되고 싶다.”는 말이었다.
실재로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서는 무속인이다. 매달 공원 앞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께 무료 도시락을 나눠드리는 행사에는 한 달에 200 만원 정도의 도시락을 지원하고 있다. 제를 지내고 난 쌀과 고기도 모두 기부한다. 그녀는 “무당 치고는 사고방식이 남다르다. 무당으로서 죽은 조상 위해 제사를 지내는데 죽은 조상보다 산 조상을 섬겨야 하지 않겠는가. 소외된 이웃들이 먹을 수 있도록 컵라면도 300개 정도 보시하고 있다. 나를 찾는 어려운 사람도 많은 만큼 자살방지를 위해서도 힘쓰고 싶다. 상담하시는 분들에게 금전적으로도 지원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는 조그마한 산에 힐링센터를 만들어서 어르신들이 함께 기도하고 활동하는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철학, 신기, 타로까지 3가지 모두로 점사 봐줘
일월암 보살은 대대로 내려오는 영험한 기운에 더해 특별히 사주철학도 공부해 점사를 본다. 여기에 타로점까지도 가능하다. 그녀는 “철학, 신, 타로까지 3가지를 합쳐서 보다보니 정답이 나온다. 우선 태어난 날짜를 중심으로 봐 드린다. 생년월일 넣지 않아도 아는 것도 있지만 숫자까지 넣어 확실한 것이 좋다. 할아버니 말씀만으로도 좋지만 완벽하기 위해 타로를 통해 심리까지도 파악한다. 타로는 사람 마음을 읽어내는 것도 효과가 좋다. 타로를 하게 된 것도 신도님들을 위해서였다. 오실 때마다 돈을 많이 받을 순 없으니 궁금한 것이 한 가지 정도만 있을 때는 신타로, 영타로라고 해서 타로 그림으로 일러준다.”고 설명했다.
이런 일월암 보살의 마음과 영험함 때문에 그녀를 찾는 신도들은 줄을 이룬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예약 손님이 가득이었다. 하루에 상담을 청하는 신도들이 적어도 열 명 내지 스무 명에 달한다. 발원하고 초를 키는 분들도 한 달이면 100명 정도 달할 정도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긍정적 변화 이끌어내
무엇보다도 일월암 보살은 어떤 보살보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돋보였다. 모든 것은 가능하다는 신념으로 신도와 함께 빌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간절함이 있다면 꼭 들어주신다. 하지만 오늘 필요한데 내일 주시면 안 되지 않는가. 나는 대리인이다. 신 앞에서 개인을 대변해 필요한 것을 달라고 대신 말해주는 것이다. 나와 약속을 하고 이뤄주세요 하면 뚝딱뚝딱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모든 것은 자신의 습관과 마음가짐에 달렸으니, 자신과 이야기 하고 잘못된 것을 바꾸면 된다는 설명이었다. “업장소멸을 해야 한다. 흔히 전생의 인연법이라 얘기하는 것인데 전생에 업장이 쌓여 있는 것을 풀어야 한다. 이는 그리 어렵지 않다. 말 한마디, 댓글 하나라도 조심스럽게 하면 업장이 소멸되진 않아도 사그라 든다고 본다. 조금 더 부지런하게 행동하고 주변에 나누어주고 더 베푼 다면 업이 소멸될 것이다. 그러면 잘 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기에 무당이니까 무조건 굿을 강권하고 부적 권한다기 보다 ‘열심히 살면 신이 은총을 내려주신다고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일러주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는 것이다.
부부간 불화, 자살직전의 힘든 신도들 도운 사례 많아
일월암 보살은 남녀 연인, 부부 화합에서 놀라운 결실을 보게 해 준다고 한다. 비방이나 기도만으로 폭력적인 남편이 180도 달라진 사례도 있다. 폭력적이던 남자가 가정적으로 변하고, 아내는 올 때마다 남편이 사주었다며 귀걸이, 목걸이도 하나씩 걸고 오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마음에 상처를 크게 받고 자살까지 생각하는 분들이 마지막 끈을 놓기 직전에 찾아왔다가 웃으며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일월암 보살은 “주변에서 나를 자살방지무당이라고 할 정도다. 개인 회생, 파산 신청 직전에 계신 정말 힘든 분들이 오셔서는 이야기 하면서 울고 웃고 하다 가신다. 함께 초를 켜고 기도 하다보면 하나씩 풀린다. 모든 일이 수월하게 된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
일월암 보살은 이 놀라운 기적의 비밀을 기도에 돌렸다. “매일 하루에 3번씩 기도도 같이 하니 잘 될 수밖에 없다. 네이버 밴드를 운영하면서 신도들에게 기도 할 때마다 알려드리고 라이브로 축원도 드린다. 코로나 때문에 산천기도도 못 가고 5인 이상 모이지 못하기에 생각한 방안이다. 내가 신도님들을 위해 빌어주는 데에서 그 분은 희망이 생기니 한 주간 행복할 수 있다.”
끝으로 일월암 보살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열심히 살면 오늘은 힘들어도 내일은 밝아온다고 믿고 살아가시면 좋겠다. 안된다고 생각하고 음의 기운 불러일으키면 운도 어두워진다. 무조건 된다고 기도하는 만큼 이뤄질 것이다. 어려운 현실에서도 믿음 가지시고 확신 가지시고 열심히 살아보신다면 만사형통이다.”고 전했다.
긍정의 마인드를 심어주는 일월암 보살과의 만남에 본 기자 역시 마음이 평온해지고 모든 일이 수월해 질 것 같은 기운을 얻었다. 마음의 안식처가 필요하다면, 위안 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힘을 얻고자 한다면 대구 일월암 보살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