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은 건설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 역사는 1988년 서울건설노조 설립부터 시작됐다. 크레인, 덤프, 지게차 등 건설 장비 관련 노동자의 권익을 증진시키고 현장에서 겪어 왔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나 임금체불, 산재의 고통 등이 구체적인 사례다. 경주시지회를 이끌고 있는 최장수 지회장을 만나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건설노동조합 생긴 이후 환경 개선, 권리 되찾아
현재 대구 경북지역의 조합원은 약 1,700여명이 소속되어 활동 중이며 경주시에는 80여명이 함께 하고 있다. 최장수 지회장은 “대구 민주노총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는 2005년 설립 돼 15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전까지는 불이익이 많았으나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환경이 개선되고 권리를 찾은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건설노동자를 천대와 멸시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작업 현장에서 사측이나 감독자들이 하대하고 이른바 ‘갑질’을 하는 행태도 많았다. 노동시간 역시 10시간 이상으로 제대로 된 휴식도 없이 일해야 할 정도로 열악했다. 무엇보다도 임금 체불을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생계에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이 많았던 것이 안타까운 실태였던 것. 최장수 지회장은 “노동조합이 조직의 응집력을 통해 불합리한 대우와 불법적인 행위에 대응해 왔다. 이를 통해 노동 시간도 8시간으로 줄였으며 임금 체불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금 체불 문제 신속 해결해 줄 때 보람 커
최장수 지회장이 지회장으로서 가장 보람이 클 때도 임금 체불 때문에 힘들어 하던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때다. 최장수 지회장이 벌써 3번째, 지회장의 역할을 맡아 건설노동자 전체를 위해 발 벗고 봉사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조합원이 금전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면 바로 출동해서 해결해 준다. 일을 하고 당연히 받아야 하는 임금을 받지 못해 끙끙 앓는 조합원들이 많다. 얼마 전에도 몇 달 동안 끌어 오던 것을 면담을 통해 4시간 만에 해결했다. 올해 초에도 5억 정도 체불했던 곳에 영천지회장 등과 함께 원청간담회를 통해 그 다음날 해결했다.”며 사례를 소개했다.
물론 이런 과정을 통해 최장수 지회장이 개인적으로 얻는 이득은 전혀 없다. 그저 영세업자로서 당연히 받아야 하는 돈을 받지 못해 힘들어 하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데 있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다. 판공비를 받을 수도 있지만 되도록 지회의 도움 없이 사비로 충당하는 부분이 많다. 봉사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투쟁 과정에서 건설노동조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민 분들에게는 노동조합의 역할을 잘 이해해 주기를 부탁했다. 터무니 없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최장수 지회장은 “그 동안 건설노동자들은 무시를 당하고 기본 권리를 보장 받지 못해왔다. 노동조합이 없을 때에는 쉬는 시간도 없이 차에서 소변을 해결해야 할 정도였다. 임금을 못 받아도 법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렵고, 임금을 받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무작정 집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에 따라 진행하게 된다. 우선 면담을 통해 대화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약속을 받지만 그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때에만 집회를 하게 되는 것이다. 지회 차원에서 해결이 안되었을 때에는 지부, 본부까지 모두 단합 되어 해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조합원도 노동자 권리 위해 함께 한 목소리로 단결해 줬으면
최장수 지회장은 아직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에게도 하루 속히 건설노동조합에 합류해 한 목소리를 내어 줄 것을 당부했다.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에서는 올해 안으로 1,700명인 회원 수를 2,000명까지 확보하고자 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모든 노동자들이 함께 한데 의견을 모으고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국 건설노동자들의 권익 증대와 기본권 보장 등을 위해 매진했으면 한다. 비조합원이든 조합원이든 차별은 없다. 모든 노동자가 인간답게 정상적으로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것이 우선적인 바람이다.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 단결력이 필요한 것이다. 개인만의 이익과 편의를 우선하지 말고 큰 틀에서 바라보고 함께 해 주면 좋겠다. 조합 회원들도 봉사하는 마음을 갖추기를 바란다. 언제 불합리한 일을 또 겪을지 모르는 만큼 미래에 대비하고 전체 집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힘을 합치면서 공생, 상생했으면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은 지양해 주기를 주문했다.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은 자신의 주권, 권리를 찾지 위함이지 순간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의도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탈퇴를 했다가도 자신이 불이익을 당해 노동조합이 필요하게 되면 그제서야 재가입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건설노동조합은 단결과 투쟁을 통해 정당한 권리를 확보해 나가고 있었다. 전체 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누구보다 먼저 발 벗고 나서는 최장수 지회장의 리더십이 빛나기에 앞으로의 미래는 더욱 밝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