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최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전방 섬 창린도를 방문해 해안포 사격훈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창린도는 백령도 남동쪽 48km 지점에 위치한 섬으로 지난 9월 19일 군사합의에 의해 명시된 남북한 완충구역이다. 국방부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명백한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합의 사항을 이행 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있는 창린도 방어대 시찰에서 전투일지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해안포 중대 2포대에 목표를 정해주시며 한번 사격을 해보라고 지시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쏜 해안포의 제원과 발사 방향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연평도 도발 9주기인 지난 23일에 김 위원장이 창린도 해안포 부대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사거리 12km, 76.2mm의 해안포를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창린도 방어대 해안포 사격훈련은 지난해 9월 남북 군사당국이 합의하고 그간 충실히 이행해 온 9.19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북측은 남북한 접경지역 일대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는 모든 군사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이러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9.19 군사합의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북측에 어떤 방식으로든 항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은 지난 9월 19일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합의서’에 따라 서해 남측 덕적도에서 북측 초도 사이 135km구간을 서해완충구역으로 설정하고 상대방을 겨냥한 포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을 중지한다고 합의한바 있다.
북한의 해안포 사격도발이 아세안 정상회의에 맞춰 이루어 졌다는 데 대해 관계자들은 미진한 북미대화에 남한의 역할을 다하라는 북의 압박이며 남한의 태도에 따라 언제든 9.19합의가 파기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된 연말까지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북은 이 같은 대남·대미 압박의 수위를 더욱더 높여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