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의 회원사들은 많은 수익을 내고 수익 창출이나 정부의 지원을 바라고 가입하는 그런 기업체들이 아닙니다.”
기업이란 모름지기 수익 창출이 목표이자 목적으로 존재하는 곳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권연순 센터장의 말에 따르면, 이곳의 회원사들은 그에 상반된 모습이라 이상하기 짝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어도 저희 회원사들은 쉽게 폐업 정리를 하지 않고 꿋꿋하게 잘 버텨내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의 말을 듣다보니, 그 모든 정황이 이해가 되었다. 기업이 이윤추구만이 아니라 사회와 사람들 간에 협력을 모색하고 함께 살아남기 위해 일할 수 있는 공간. 이상적으로만 보여질 수 있는 이러한 기업들이, 결국 소비자라는 건 근로자, 지역의 시민들이 아니겠는가? 그들을 위해, 그들과 함께 하는 기업체는 단기적으로는 힘들어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긴 수명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기 마련일 것이다.
품질과 고용을 포기하지 않는다.
군포 사회적경제·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아직 젊다. 2019년도 5월에 처음 개설되었다. 구성은 군포사회적경제협의회라는 민간 법인 단체에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마을기업, 주로 장애인 작업장 같은 곳의 대표들이 “사회적경제”라는 하나의 미션 아래 모여있는 형태이다. 현재 작은 27개 단체, 60여 개의 회원사가 소속되어 있다. “사회적경제”라는 단어가 어렵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이제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공근로와 같은 형태의 일을 기업에서 지분을 맡아 수행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장애를 가진 이, 노인들이나 기초생활수급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고용을 보장해주는 것. 단순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이러한 형태의 일들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수익보다는 상생의 길을 걸어가다보면 결국 그것이 매출로 연결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많은 매출을 기대할 수는 없다. 품질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매출에서 많은 부분이 고용에 들어가는 부분과 함께 지출로 연결된다.
“사회적기업에서 하고 있는 일을 알게 되면 그로 인해 물건은 당연히 사게 되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업도 성장하면서 시장경제가 매출이 많아지면 당연히 일자리도 많이 늘어나고 하니 지역주민에게도 도움이 될 테니까요.”
처음에 어떻게 이러한 일을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저는 20년을 지역에서 복지기관 일을 하다가 50세에 퇴직을 하게 되었고요. 그 전에 하던 일이 비영리단체 노인복지관에서 총무과장으로 일했었고, 맨 마지막에는 정부 일자리 관장을 5년 맡아서 했습니다.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사회적기업을 하라고 하던 때가 있었는데, 과연 노인분들과 기업을 만들게 되면 효율이 맞게 될 것인가? 그 생각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논문을 쓰고 졸업하던 때에 그렇게 창업을 했고, 12년도에 창업을 해서 19년도에 7년 정도 운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여기를 맡아달라는 요청에 따라 3년을 일해서 이제 2기가 되었네요.
지금 연세가 58세이신데, 60세까지는 무난히 채우실 수 있겠네요.
이제는 이 일에 대해서 많은 교육이 이뤄져서 저는 언제든지 후배 양성을 위해 물러날 수 있습니다.
운영의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저희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강점도 있고 약점도 있는데 아직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그게 약점이자 곧 강점으로 리스크가 적다는 점입니다. 다른 지역처럼 똑같이 리스크를 가져갈 필요가 없는 것이죠. 저희에게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저는 법인을 쉽게 만드는 것은 말리는 편입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자세히 설명하는 편이고 그래도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그때에서야 컨설턴트를 붙여줍니다. 센터장으로서는 많은 실적을 내는 게 좋아 보이겠지만, 저는 이미 운영을 해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먼저 신중하시라, 신중하라는 게 그만큼 늦게 가는 게 아니라 더 오래 갈 수 있는 것이 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는 편입니다.
군포시의 시장님 및 정책지원을 해주시는 분들께 한 말씀 해 주시겠습니까?
저희가 3년 후에는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도시 재생센터와 같이 상생플라자에 사회적기업들의 마켓플레이스를 열게 되거든요. 마을공동체가 백 개가 넘는데 아직 알릴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없고 정직원 다섯 명으로 일을 해야 하다 보니, 아직 해야 할 일에 비해서 아직 하지 못한 일이 많습니다. 우리가 뭘 하는지 보여줘야 그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을 테니까요. 3년 동안 아직 계획만 하고 있는데 저희에게 더 넓은 공간만이라도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경제기업”의 꿈은, 결국 시민·사회 모두가 행복한 길을 위해 서로가 한 발짝 물러서서 함께 더 먼 길을 걸어가기 위한 일이며, 그것을 지원하는 것이 사회적경제·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비젼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시민은 이러한 사회적기업들에 더 큰 관심을, 지역사회는 사회적경제·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 대한 지원을 보다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