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옛부터 집안에 경사가 있을 때 가양주를 만들어 먹는 잔치 문화가 있었다. 일제강점기 이후 산업화를 거치며 쌀이 귀해져 집안에서 술을 만들어 먹지 못한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쌀 수요가 줄어들어 집안에서도 술을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술자리 문화는 줄어든지 오래다. 확진자 수는 매일 증가하고 거리두기 제한은 지속적으로 변경되고 있다. 동네 이웃을 만나고 싶어도 줄었다 늘었다 하는 인원제한과 더불어 마땅한 장소도 구하기 어렵다.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술자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이 늘어났다. 삭막해진 시국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 토로하며 우리나라의 전통 술 문화를 되살리고자 하는 군포애술협동조합 이승수 대표를 만나보았다.
직접 만든 술로 지역 활성화 도모
군포애술협동조합의 시작은 수제 맥주를 좋아하는 군포시민과 함께 수제 맥주를 직접 만들고 나눠 먹는 동호회였다고 한다. ‘군포역세권 도시재생 주민공모사업’에 맥주 만들기 행사개최로 참여하였고 수제 맥주뿐만 아니라 막걸리 만들기 행사도 진행했다고 한다. 이 계기를 시작으로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에 선정되어 ‘사회적 협동조합 사람과 세상’을 통해 창업 지원금을 받아 법인을 설립했다. 설립된 법인이 바로 술을 사랑하는 모임, ‘군포애술협동조합’ 이다. 수제 맥주부터 전통주까지 범위를 넓혀 올해는 경기도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산본 신도시의 발전으로 주 활동무대이자 군포의 원도심이었던 군포 당동 지역이 낙후되면서 도시재생을 위한 상권 활성화와 지역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활동한다고 전했다. 설립한 지 이제 6개월 된 신규 업체로 현상 유지와 함께 앞으로의 발전을 도모하는 중이다.
수제맥주부터 전통주까지 양조 공방 프로그램
군포애술협동조합의 주 사업은 양조 공방이다. 파쇄한 보리를 직접 끓여 수제 맥주로 만들어 먹는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막걸리 강좌를 비롯해 약재를 넣어 만드는 청주, 약주 등 전통주 강좌도 함께 운영 중이다. 교육은 작년보다 공간이 확장된 공방에서 진행한다. 도시재생주민공모사업 때는 마을관리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군포 마을공방, 당동 마을공방에서 역세권 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군포시에서 개최하는 각종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승수 대표는 강좌 운영을 위해 서울특별시 방배동에 위치한 ‘가양주 연구소’에서 최고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다. 발기인 여섯명을 시작으로 현재는 스물 다섯명의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창립기념일 등 협동조합의 기념일이나 행사가 있을 때 배당금이 아닌 직접 만든 술을 배당하여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확장해 협동조합으로 얻은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목표를 밝혔다.
맛있고 저렴하게 행복한 잔치문화 만들기
군포애술협동조합의 추후 계획은 집안에서 잔치를 벌이기 어려운 요즘, 조합원들을 위한 공간인 현재의 양조 공방을 개방하여 공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조합원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인들도 함께 술을 직접 만들고 나눠 마실 수 있도록 하며 조합원들의 복지향상도 목표로 두고 있다고 한다. 공방을 이용하여 대관 및 음식 준비에 대한 어려움 등 외부에서 겪는 문제들을 줄이고 싶다고 전했다. 집안의 경사나 행사가 있을 때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부담없이 즐거움을 나누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군포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이승수 대표는 기회가 있다면 지회 설립도 좋지만 먼저 군포시 안에서 내실을 다져나가는 것을 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한다. 가능하다면 산본 지역까지 확장하여 분점을 만들어 확장한 지역의 마을공동체를 설립하는 것도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회 설립보다는 '군포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양조 제조 허가를 받아서 군포 지역을 대표하는 막걸리를 만들어 키워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지역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막걸리가 있듯이 군포 막걸리라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계획을 가진 만큼 맛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막걸리보다 직접 손수 만든 막걸리가 훨씬 맛있는 막걸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요즘은 고급 프리미엄 막걸리가 많아지는 추세다. 감미료 보다는 쌀 함량이 높은 천연 재료를 사용한 막걸리가 훨씬 맛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가격 측면에서 천연 막걸리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금액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직접 만들어 먹으면 훨씬 저렴하고 맛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의 기반이 어느정도 잡히면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서 외부 판매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이에 따른 수익이 발생하여 수익사업이 안정이 된다면 수익배분도 할 계획이다. 협동조합이다보니 이익배분을 많이 하는 것은 어렵지만 조합원의 총회를 거쳐 수익배분을 하고자 한다. 그러나 현재는 유지 및 운영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군포애술협동조합을 아껴주시는 분들에게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 민주적인 절차로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이 애술협동조합의 운영방침이다. 이승수 대표는 속도는 느리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에 가치를 느끼며 그것이 협동조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격변의 시기를 맞이했던 일상이 점차 정상화되어갈 거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명절이 지나고 본격적인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합원 가입은 군포시민이 아니더라도 가능하다. 명절이 지나고 조합원 당 한 달에 십만원 정도의 출자금을 투자하고 월 회비 만원을 지급하면 달마다 여는 정기모임 때 원하는 만큼 술을 만들어 마실 수 있도록 오픈할 예정이다. 월 회비는 공간 이용료이기도 하므로 공방 또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정기적으로 조합원들이 모여 활동할 수 있게 본격적인 운영을 계획 중이다. 또한 군포 애술협동조합은 현재 예비 사회적 기업이 된 상태이다. 정부재정지원사업으로 전문인력, 사업개발비,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기업 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통해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 정부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군포애술협동조합이 안정화되고 더욱 발전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펜데믹 시대 이전의 일상을 그리워하는 시민들이 많은 만큼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조합을 아껴주시는 조합원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군포애술협동조합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