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피악은 2002년 창단하여 올해 21주년을 맞이한 중견 극단으로 고전의 문학작품을 연극의 주제로 삼고 있는 단체이다. 2010년 11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식참가작으로 그 해 PAF 연극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도스토예프스키 원작의 <악령>을 필두로, 2012년 3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기금의 지원을 받아 도스토옙스키 원작의 <죄와 벌>을 무대에 올린 이래, 도스토예프스키 전 작품, 단테의 신곡 - 지옥편,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과 같은 순수예술문학의 공연을 하는, 이미 내노라 하는 극단에서도 쉽지 않은 깊이 있는 대작들만을 꾸준히 무대에 올림으로 인해 평단의 호평과 주목을 한 눈에 받고 있는 실력파 극단이다.
이들의 주된 활동 무대는 서울의 대학로이지만 극단 피악 의 사무실은 어디까지나 군포에 자리 잡고 있다. 극단 피악의 활동은 해외로는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닿았으며 나진환 대표가 연출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조선일보 2021올해의 순간21 연극부분에 선정되었고 국내 최초, 최장시간 공연인 7시간 무대에 올렸던 것으로 화제를 모았을 만큼 넓고도 깊다. 창단 20주년 Theatre-Dace극<세자매, 그 죽음의 파티: 톨스토이와안나 카레니니와대화>이란 제목으로 공연할 예정이며, 6월에 안나 까레니나를 21, 22 시즌 연결하여 마치게 될 예정이다.
극단 피악의 연출자로서 연출 철학이 있다면?
저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는 그릇인 고전을 주로 다룹니다 이 보편성을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 합니다 그 당시로부터 이 시대 인간이 어떻게 살고 현대 도시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들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회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데 나는 어떻게 살것인가? 인간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돈이 전부가 아니고 돈으로 평가할 게 아닌데, 내가 행복할 수 있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접근하고 있습니다. 결국 인간의 욕망은 헛된 것들인데, 우리는 동창회라도 갔다 오면 서로의 삶을 비교하는 이야기를 듣고, 초라해지고 불안해지는 게 우리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이러한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에 접근해 보고자 합니다. 라고 전했다
하지만, 순수문화예술이 홀로 걸어가기에는 힘든 어려움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순수예술을 지향하고 있는 극단의 살림살이는 늘 녹록치가 않을 것이다. 20년이 넘는 극단을 운영하는 어려움에 대해서, 극단 피악의 나진환(연출가, 現성결대 교수)대표의 말에는 지자체의 후원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저희 극단 피악의 운영은 지금까지 군포시의 지역,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적이 없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딱 한 번이었고, 서울에서 주로 활동을 하고 지원을 받고 있는데, 군포문화재단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큰 작품을 올리게 되면 보통 예산이 2억 정도 필요하게 되는데, 작년 같은 경우는 코로나도 있고 해서 매출이 반토막이 났었습니다. 아무래도 정통 문학의, 차별화된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보니 티켓값도 무시할 수 없는데 거기에 더해 국내 공연 시장은 또 협소하거든요.”
고유한 가치, 순수예술만의 차별화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자체는 연예인들이 많이 노출되는 화려한 것만을 선택하다 보니 저희처럼 순수예술을 하는 극단의 자리는 한국이 해외에 비해 너무나도 열악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예술분야의 발전에는 정말 개인의 노력과 희생이 아니라면 유지되기도 힘든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극단 운영의 많은 부분은 극단 대표인 저의 활동으로 메꿔야 하는 상황입니다. 해외로 더 많이 진출하고자 하는 생각도 계속 가지고 있는데 그러려면 군포시에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겠습니다. 저는 군포시민이기에 다른 곳이 아닌 군포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지만, 정작 군포 지자체에서는 아무런 지원 활동이 없어 아쉬운 마음입니다. 지난 저희 작품들이 화제가 되어 조선일보와 같은 언론매체도 저희 공연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정작 이곳에서는 전혀 알려지지도 않은 것 같고, 그나마 군포에서 이번 뉴스타임의 인터뷰가 처음 요청인 만큼, 이번 기회에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극단 피악이 군포시의 발전에 이바지할 방향은?
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분명 우리 극단의 활동이 도움이 되리라 믿는 바입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방향도 있었으면 합니다. 이젠 군포시에도 상주예술단체가 자리 잡는다면 시의 이미지에도 많은 발전이 있게 되지 않겠습니까?
사무실이나 연습실 같은 지원에서부터, 커리큘럼에 대해서 MOU를 맺는다든지, 방법은 많이 있을 것입니다. 저희는 분명 앞으로도 해외에서 더 큰 공연을 많이 하게 될 텐데, 그때 군포시가 저희의 메인스폰서가 된다면 분명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창작 공연과 공연예술인의 문화가 꽃피우는 군포시라면, 군포시만의 예술적, 창의적 유니크한 컨텐츠가 생겨나게 되어서 이를 더욱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곳 군포시만이 가지고 있는 조용하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빛낼 수 있는, 수리산의 모습과 예술문화가 만나게 되면 분명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