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매화고등학교(교장 김용순)를 소개하려면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 이들을 수식할 수 있는 명칭이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타이틀은 ‘전국 최초, 유일의 7년 연속 우수 과학중점학교’이다. 한 번도 경사스러운 우수 과학중점학교에 7년 연속이나 선정되었다. 이는 문자로 표현되는 것 이상의 저력을 가졌음을 여지없이 보여 준다.
시흥매화고는 ‘학부모가 무한 신뢰하는 학교’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으로 즐비하더라도 그 뜻과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무엇도 진전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흥매화고에서는 이런 걱정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데,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계획하는 행사나 사업을 크게 신뢰하며 맡기기에 가능한 일이다.
7년 연속 우수 과학중점학교 선정의 저력
전문영역·탐구영역 투 트랙 운영
시흥매화고가 2011년부터 과학중점학교로 운영된 이후로 자그마치 7년간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이다. 결코 쉽게 얻을 수 있었던 성과도 아니며, 따라하겠다는 마음으로 쉽게 흉내 가능한 영역도 아니다. 이런 훌륭한 성적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7년 연속이라는 자체가 전국 유일하다시피 하죠. 전에 계셨던 그리고 지금 계시는 과학 선생님들의 노고가 엄청났다고 할 수 있어요. 또 아이들도 믿고 잘 따라와 준 점, 학부모님도 교육과정과 교사들의 지도를 많이 믿어주시거든요. 이런 부분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근무 4년 차를 맞이한 김해원 과학부장이 밝히는 선정 소감이다.
과학중점학교로서 예산을 따로 배정받는 특징을 십분 활용하는 시흥매화고는 여타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다룰 수 없는 전문적인 영역까지 지도한다. 특히 실험실습, 탐구 부분에 대한 지원이 든든하게 이뤄진다. 방과후 프로그램이 실험실습 위주로 지도되고, 공학기술 프로그램 또한 운영 중이다. 이로써 전문영역과 탐구영역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과학중점학교가 완성된다.
교육과정 개편 이전부터 이어진 ‘과학융합수업’
-10년 노하우로 과학융합, 교과연구 수업 구성
교과서에 매여 소위 ‘그저 그런’ 수업은 시흥매화고에 존재하지 않는다. 별도로 존재하는 4개의 과학 교과 학습실과 풍성한 실험실습 장비 그리고 돈으로 구할 수 없는 10년간의 수업 운영 노하우 덕에 참여 학생 누구나 ‘나만의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학생들은 스스로 연구 주제를 탐색하는가 하면, 탐구에 이어 최종 보고서까지 작성해 제출하는 방식이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과학적인 답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국·영·수 수업을 듣듯 수행한다. 김해원 과학부장을 일련의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과학 기사를 분석한 다음 스스로 아이디어를 선정합니다. 이와 관련한 연구 논문을 검색하고, 선배들의 보고서도 참고하죠. 연구주제도 수업시간에 한 달~세 달에 걸쳐 진로 적합성에 맞게 찾도록 지도합니다. 중요한 점은 아이들끼리 팀을 이뤄서 하나의 연구 주제를 스스로 정한다는 부분입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기 이전부터 개설되어 진행해온 덕분에 개편 이후의 어려움도 없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경험에 클러스터 거점학교로서의 구성이 더해지면서 더욱 단단해졌다. 이와 함께 융합과학 탐구 과정이 인공지능 수학으로 바뀌고, ‘정보과학’ 과목이 새로 개설되는 변화가 엿보인다.
외부대회 수상으로 성취력 및 효능감 쑥쑥
-`21 제67회전국과학전람회(국립중앙과학관장) 장려상
-`21 2021 융합형 연구과제 성과발표회(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상
-`21 2020 STEAM R&E 성과발표회(한국과학창의재단) 최우수상
-`21 경기도과학동아리활동발표회(경기도융합과학교육원장) 표창장
-`21 제67회 경기도과학전람회(경기도교육감) 특상
과학수업으로 실력이라는 도구를 갖춘 시흥매화고 학생들은 외부 대회에 참가하며 스스로의 기량을 뽐낸다. 작년에 거둔 수상 실적을 세는 데만 해도 다섯 손가락이 모자란다. 교내에 국한되지 않고 학교 밖에서도 인정을 받는 풍경은 매년 벌어지는 일이다.
-해마다 개최한 ‘스팀 페스티벌’, 지역사회 연계로 시너지
화려한 수상 내역이 밖에서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라면, 매년 개최되는 스팀 페스티벌(STEAM Festival)은 지역사회를 따스하게 비추는 햇살과 같다. 지역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열리는 행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직접 부스를 운영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지역사회의 학부모들은 이벤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아이들과 손을 붙잡고 찾아와 융합 과학을 몸소 체험한다.
시흥매화중을 비롯한 고등학교 입학 전의 학생들은 미리 융합과학의 재미를 느낌으로써 자신의 고등학교 입학과 진로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도 갖게 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규모는 소폭 줄이되 운영은 지속됐다. 지역사회에 대한 환원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김용순 교장과 교사진의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음은 자명하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방과후 프로그램
-한 학기당 1회, 방학 시즌마다 무학년제로 운영
①자연과학 프로그램: 교내 선생님이 지도하는 기초 실험 과정+심화과정 실험 수업
②공학 프로그램: 외부 강사가 진행하는 이엔지 마스터(로봇공학, 프로그래밍, 3D프린터)
시흥매화고등학교의 방과후 수업은 자연과학과 공학 두 개의 큰 줄기로 구성된다. 지도 교사도 내부와 외부가 각각 맡기 때문에 참여 학생들은 기초와 심화 과정 모두를 섭렵할 수 있다. 게다가 무학년제 수업이기 때문에 일찍 진로를 정한 학생들은 1학년이라도 기회가 주어진다.
“1학년 학생들이 듣는다는 건 그만큼 본인의 진로가 명확하고 관심이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처음에는 조금 힘들어해도 선생님들께서 꼼꼼하게 지도하고, 선배들이 이끌어주기 때문에 문제없이 잘 따라온답니다.” 김해원 과학부장은 실제로 아이들의 만족도가 무척이나 높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무학년제 수업이 오히려 기초를 탄탄하게 쌓는 발판이 된다고 덧붙였다.
“자기 주도형 융합교육으로 8년 연속 우수학교를 목표“
일찍이 과학중점학교를 운영하며 쌓은 시흥매화고만의 경험과 노하우는 돈으로 결코 살 수 없는 자산이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캠프를 개최함으로써 인근의 초등학생, 중학생들에게 아낌없이 나누려는 교육 정신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고교학점제 취지를 잘 융합하여 과학중점학교로서의 장점 그리고 시흥매화고만이 가진 교육 과정을 특화시키고자 합니다. 더욱 성장하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는 저부터 많이 고민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거고요.” 7년 연속 우수 과학중점학교로 선정될 수 있었던 진짜 힘은 시흥매화고가 가진 나눔의 철학에서 비롯된다. 2021년 9월, 공모교장으로 근무를 시작한 교직 생활 30년 차 김용순 교장의 마음가짐은 학교의 장점을 한층 굳건하게 만들었다.
인터뷰 마지막까지 풍성하게 마련된 교내 실험실습 장비를 더욱 많은 학생이 누리길 바란다고 밝힌 김용순 교장. 그의 말대로 과학에 흥미를 갖고 시흥매화고에 입학한, 앞으로 입학할 학생들이 최고의 교육을 받음으로써 그 가치는 훨씬 빛날 것이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