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수원공립농업학교로 설립 인가 후 5년제로 문을 연 現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교장 김종운)는 올해로 개교 86년을 맞이했다. 학교는 장구한 역사가 반영된듯 본관, 제1,2 과학관, 기숙사, 농업기계실, 공작실, 학과별 각종 실습실, 체육관, 운동장 그리고 온실까지 큰 규모를 자랑한다.
33학급, 700여 명이 자리잡은 교육 터전이자 플러스형 농생명과학 인재를 길러내는 수원농생명과학고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을까. 고령화와 인구 절벽 문제가 대두되며 농업 구조 변화가 요구되는 요즘, 젊은 농업인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기에 학교의 현재와 미래가 더욱 궁금한 시점이다.
3년차 특성화고 혁신지원사업 현황
-안정화된 학교가 택하는 3유형 (실력을 키우는 학교) 운영
혁신지원사업의 전신인 교육부 매직사업을 3년간 운영한 수원농생명과학고는 안정화된 사업이 가능한 곳이다. 2020년 사업이 변경된 이후에도 공모로 선정되어쭉 이어오며 특성화고 혁신지원사업도 어언 3년차에 들어섰다. 김종운교장은 혁신지원사업이 학교 운영에큰 도움이 된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중요성이 큽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시킬 수 있는 재원이 되니까요. 선생님들께서도 일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좋아하시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수원농생명과학고는 여러 유형 중에서도 비교적 탄탄한 기반을 가진 학교가 선택하는 3유형에 해당한다. 지역사회 활용과 같은 공통 사항은 똑같이 수행하되 취업률 제고, 직업기초능력 향상, 진로취업 상담 강화, 전공 기술전수 등 선택 사항도 함께 진행된다.
실력을 키우는 학교의 취업 지원형 체험활동
대한민국의 특성화고가 코로나19의 영향과 진학률의 증가로 취업률은 떨어지는 추세이다. 수원농생명과학고는 여기에 하나 더, 공업 및 상업계에비해 농업계는 기업 분포가 적은 데다 특히 대기업의 절대 수가 적어 열악한 상황 조건은 더해진다. 하지만 열악한 현실에 주저앉았다면 지금의 명예를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김종운교장은 좋은 취업처 발굴에 물심양면으로 투자해 취업률을 높이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설정했다.
취업 지원형 체험활동은 목표를 실현하는 수단 중 하나이다. 박람회 참여는 물론, 학생들의 현장수업이가능한 기업을 발굴해 산학협력을 맺고 실무 경험을 쌓도록 장려한다. 제빵분야, 반려동물 분야기업에 나가는 학생은 21시간 이상을 기업에서도제학교식 체험을 하게 된다. 학생, 학부모, 기업체의 만족도가 높으며 이후 채용약정형 현장실습을 거쳐 취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 선택권을 강화한 진로 중심의 전공 코스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1학년엔 공통과목을, 2,3학년에는20여개의 코스 중 학생이 희망하는 것을 선택하여 이수하는 시스템이다. 생물자원과학과로시작한 학생도 타과 및 자신에 맞는 다양한 코스를 선택해 자격증 공부를 하며 자신의 진로를 정할 수 있다.
반려동물과 신설… 과정평가형 도입으로 스펙 UP
기존 생물자원과학과는 새로이 학과 개편을 하여 반려동물과를 신설하였다.내년부터 신입생을 받는반려동물과는 중학생들의 설문조사 시 호감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학교는 교육과정과 더불어 반려동물실습실, 반려곤충실습실신축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5월에는 애니멀고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하면서 취업 연계, 현장 연수를 위한 작업을 더욱 공고히 했다.
조경과 제빵 전공은타교에 비해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데, 별도로 도입된 교육과정 덕분이다. NCS기반 교육 훈련을 3년간 600시간 이상을공부하는 과정평가형으로 설계되어 원래라면 기능사 자격증 까지만 취득할 수 있는 반면 수원농생명과학고 학생들은 기사자격증 까지도 가능하다.
수원시 자원봉사센터와 MOU 체결
반려동물과가 신설되자 수원시에서 반가운 요청이 전달됐다. 지역사회 노약자들이 동물을 많이 키우는 것에 반해 관리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봉사 요청이 온 것이다. 수원농생명과학고 학생들은 수의보조 영역까지 가능하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면 간호조무사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그에 걸맞은 교육을 받기 때문에 반려동물 관리 및 미용 봉사도 훌륭하게 수행할 예정이다.
수원시와 함께하는 프로젝트는 반려동물 케어 봉사에 한정되지 않는다. 작년에는 권선구 오목천호수공원 내 ‘수원 마을정원 조성 공사’에 학생들이 참가해 개성 넘치는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마지막 시공 단계에만 투입된 게 아니라 콘셉트 설정, 설계도면 그리기, 마을정원 계획 등 기획 단계부터 힘을 모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학교 곳곳에 뿌리를 내린 혁신지원사업
혁신지원사업으로 얻는 예산 자체도 학교 운영에 큰 기여를 한다. “오래된 학교일수록 수리비가 꽤 들어갑니다. 신축학교와 비교하면 훨씬 많죠. 혁신지원사업 선정 예산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 취업에도 정말 유용하게 사용 중입니다.” 장점을 따져보면 김종운교장이 말하는 그대로이다. 농업계고취업역량 강화에 많이 사용되는재료비, 실습비, 교통비, 특강비, 중학생 대상 체험학습 등 홍보비까지 여러 부문에 비용이 필요한데, 혁신지원사업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
재료비와 강사비 사용이 필수인 방과후학교는 특성화고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혁신지원사업을통해 활발하게 운영 중이며, 수혜를 받은 학생들은 졸업 시 자격증 2~3개 취득을 목표로 열심히 임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체험활동 및 우수한 진학률
-2년 연속 서울대 총 7명 진학 성공
수원농생명과학고는창의적인 체험활동으로도 명망이 높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식품가공(빵, 과자 만들기, 바리스타 체험), 농업기계(지게차,굴삭기, 트랙터 운전), 애완동물(동물 미용, 훈련), 원예(다육식물 심고 꾸미기, 인공종자 체험), 화훼(꽃다발 만들기)까지 다양하다. 흥미로운 구성 덕분에 작년에 1,200여명의 중학생이 참여하였으며 학과체험, 학과투어, 찾아가는 학과체험의 형태로 진행되어대성황을 이뤘다. 목공 도마, 제과제빵등 일반 지역주민이 참가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교내 학생들을 위한 50개 이상의 창체동아리 활동도 풍성하다. 자율동아리의 경우 30여 개로, 각각 지도교사가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 화훼 분야 명장 초청으로 진행되는 명장공방 운영은경기도 기능경기대회 화훼 부문 동메달 획득으로 이어졌다.
여러 면에서 앞서가는수원농생명과학고는 진학 면에서도 두드러진다. 전국에서 4명만 선발하는 서울대학교 농업계 특별전형을 매년 휩쓸다시피 하기 때문인데, 재작년엔 3명, 작년엔 4명의 학생이 진학에 성공해 타 지역에도 명성이 자자하다.
“처음도, 끝도 학생 중심 교육이 답이다” 김종운교장의 철학
33년 차 교직생활의 주인공인 김종운교장은 선생님의 지위를 누리기 위해서가 아닌, 학생에게 봉사하기 위한 교육자의 자세를 말한다. 그렇기에 학생들이 조금은 어설프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시도하는 마음가짐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교육철학은 선생님들에게도 마찬가지여서 권한을 위임해책임감은 깊게, 지도는 자율적인 모습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학생을 위한 기다림 그리고 선생님에 대한 존중이 자신의 경영관이라고 밝힌 김종운교장은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위한 길이 무엇일까 고민한다.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가 그린스마트미래학교에 선정됐습니다. 이제 과학관 리모델링도 착수할 예정이에요. 학과 재구조화도 생각 중이죠.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하는, 안주하지 않는 학교가 될 것입니다.”라고 학교 미래를 말하며, 학생들이 오고싶어 하는 학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