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養蜂). ‘기를 양(養)자’에 ‘벌 봉(蜂)자’를 쓴다. 말 그대로 벌을 기르는 축산업이다. 기후변화, 산림개발, 살충제사용 등으로 발생한 꿀벌집단실종. 작은 꿀벌 한 마리가 소중한 지금, 양봉업계는 어떠한 지 알아봤다.
봄여름가을겨울, 작고 소중한 벌 키우기
양봉에는 2가지 방식이 있다. 고정양봉과 이동양봉이 바로 그것이다. 고정양봉은 일정한 한 장소에서 양봉을 하는 것을 말하며, 이동양봉은 밀원(꽃 꿀을 분비하는 식물)을 따라 철마다 장소를 옮기면서 양봉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고정양봉과 이동양봉의 차이는 양봉장을 고정시키느냐 이동시키느냐의 차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양봉업자들 대부분이 이동양봉 방식으로 벌꿀을 채밀한다. 각 지역마다 꽃 피는 시기가 달라 밀원으로부터 꿀을 얻을 수 있는 시간과 양이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다.
양봉업자가 선정한 양봉장에 벌통을 놓으면 벌들이 양봉장 내 밀원으로부터 당이나 수액을 섭취 후, 벌통으로 돌아와 꿀을 만든다. 벌에게서 꿀을 수확할 수 있는 기간은 1년 중 3달도 안 된다. 남은 기간에 양봉업자들은 벌을 관리하는 데 힘을 쓴다. 벌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봄철에는 꽃샘추위로 기온 변화가 커 벌통의 보온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여름철에는 무더위와 장마가 있어 벌 관리가 가장 어렵다. 또한 벌을 증식시킬 수 있는 최적기로 손이 많이 가는 시기다. 가을철에는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벌의 밥이 되는 설탕용액을 서둘러 준비해야한다. 벌들이 설탕용액의 숙성작업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되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벌이 겨울을 잘 견딜 수 있도록 벌통을 포장해 줘야한다. 보온이 잘 되어야 하지만 공기도 잘 통해야 한다.
우리가 먹는 달달하고 건강에도 좋은 꿀은 이처럼 양봉업자의 사시사철 정성어린 노력으로 탄생하고 있다.
사양벌꿀은 설탕벌꿀!
벌꿀은 천연벌꿀과 사양(飼養)벌꿀로 나뉜다. 천연벌꿀은 벌들이 밀원에서 당이나 수액을 채집하여 만든 꿀이며, 사양벌꿀은 벌들이 설탕물을 먹고 만든 꿀이다. 사양벌꿀의 사양(飼養)은 먹이를 주어 양식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생산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은 성분에서도 가격에서도 차이가 난다. 그런데 일부의 사람들이 사양벌꿀을 천연벌꿀로 둔갑시켜 판매함으로써 양봉업자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은 색깔과 맛이 비슷해 전문가도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 또한 사양벌꿀이 정확히 무엇인지, 천연벌꿀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고, 같은 꿀인 줄 알고 저렴한 가격만 보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
유전자 분석으로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을 철저히 가려내고, 사양벌꿀이 설탕벌꿀임을 널리 알려 양봉업자들의 노고가 빛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