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봉양면에는 도리원(桃李院)이라는 곳이 있다. 옛부터 이어진 지명으로 복숭아 도(桃)자와 오얏(자두) 리(李)자를 쓴다. 그만큼 복숭아와 자두가 많았던 곳으로, 의성군이 복숭아와 자두로 역사가 깊고 유명하다는 복숭아발전연구회 홍영교 회장을 만나봤다.
복숭아 재배 최적지, 의성
홍영교 회장은 복숭아 키우기에는 의성이 최적지라고 추천했다. 남쪽 지역은 겨울철에도 그렇게 많이 춥지 않아 냉해를 적게 입는 대신 당도가 떨어지지만, 의성은 기온 차가 좀 심한 편이라 춥고 더워, 당도가 많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또한 복숭아나 자두와 같은 과수는 물을 주로 좋아하는데, 의성은 전국적으로 비가 안 오는 지역에 속하는 대신 지하수가 많이 발달 되어 있어 물 공급이 원활하다고. 홍영교 회장은 “비가 오면 구름이 껴서 광합성이 잘 안 됩니다. 과일 당도에는 햇빛이 중요합니다. 햇빛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인데, 의성은 일조량이 많아서 의성군 복숭아 대부분이 당도가 높은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복숭아 소비량이 작년에 많이 늘었다고 홍영교 회장은 전했다. 젊은 층에서는 좀 딱딱한 복숭아를 좋아하고 연식이 좀 되신 분들은 백도를 좋아한다고. 복숭아는 변비에 좋다고 한다. 하루 한 개씩 매일 복숭아를 먹으면 변이 잘 나온다고. 피부미용 및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한다. 복숭아를 하루에 한 개씩 10일동안 계속 먹으면 장이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젊은 층에서도 소비가 많은 것이라고.
기술 공유를 위해 복숭아연구회 설립
객지에서 직장인 생활을 하던 홍영교 회장은 2013년 3월, 귀농했다. 귀농한 지 어느 덧 10년이 지난 것이다. 나이 60살이 되면 은퇴를 해서 고향인 의성으로 돌아와 귀농할 것이라는 꿈을 갖고 있었던 그는 애들도 다 크고 여러 조건들이 딱 맞아 떨어지면서 그 꿈을 실현하게 됐다. 홍영교 회장은 “10년 전만 해도 복숭아 초창기라서 청도, 영천, 경산 쪽에 가서 많이 배웠습니다. 어느 정도 하다 보니까 조금 알게 되고 이 기술을 공유해야 되겠다 싶어서 농업기술센터에다가 등록을 해서 복숭아연구회를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복숭아연구회 회원 수는 약 50명 정도 된다. 회원들에게 알고 있는 기술을 전수해 주고 있다고. 홍영교 회장은 연구회를 이끌어 가기 위해 경매장도 가고 농자재도 보조받기 위해 농업기술센터도 드나들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농사만 잘 지으면 되겠다 싶어서 농사 기술 익히는데 전념한 홍영교 회장. 체계적으로 공부를 하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숭아 농사를 지었다고. 홍영교 회장은 “뭐든 원리가 중요합니다. 원리를 알면, 원인이 분석만 되면 해결책이 바로 나옵니다.”라고 조언했다. 덕분에 농사를 수십 년 지은 사람들도 홍영교 회장을 찾아와 물어본다고 한다.
홍영교 회장은 홍콩, 싱가포르 쪽으로 복숭아 수출도 하고 있다. 붉은 색을 선호하기 때문에 복숭아 색을 빨갛게 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선 기능성 봉지를 복숭아에 씌워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기능성 봉지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고. 우리나라에는 이런 봉지가 없어 일본에서 다 수입해서 쓰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복숭아 관련 농사 기술도 전부 일본 가서 배워온다고 한다. 농자재도 일본 것을 쓴다. 홍영교 회장은 나라에서 복숭아 농사에 관심을 갖고 기능성 봉지를 개발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60세에 귀농하여 인생의 황금기를 걷고 있는 홍영교 회장. 그는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복숭아 품질을 향상시키고, 복숭아를 수출시켜 수출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 자부심이 크다고. 홍영교 회장은 “사람 인생, 돈이 다가 아닙니다. 내가 만약에 죽어 가지고 갈 때 아버지는 옛날에 저 혼자 잘 먹고 잘 살기 보다는 그래도 뭔가 지역 발전을 위해서 좀 했다, 그런 얘기를 자식들이 들을 수 있게, 또 내가 우리 후손들한테도 좀 그런 식으로 보람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10년 뒤인 80살까지 복숭아 농사를 짓는 것이 목표라는 홍영교 회장, 그의 황금빛 앞날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