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평의 애호박 농사를 짓고 있는 곽찬재 대표. 광양 애호박은 다른 지역의 애호박에 비해 당도가 조금 높다고 한다. 그래서 부침개나 전, 된장찌개 등을 만들 때 넣어 먹으면 좀 더 감칠맛이 난다고. 애호박 농사를 지은 지 어느 덧 13년째인 곽찬재 대표를 만나봤다.
9개월 수확하는 애호박
곽찬재 대표의 올해 나이는 쉰이다. 30대 후반에 귀농한 그는 원래 전자 계열 쪽 회사를 다녔다. 곽찬재 대표는 “직장 생활 당시 업무 강도가 높았고, 귀농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식구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많지 않을까 해서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특히 나이를 먹어서도 할 수 있다는 점이 귀농하는 데 큰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고흥에서 먼저 농사를 짓던 친구가 있던 것도 귀농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전혀 모르는 상태로 가는 것보다 아무래도 농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친구가 있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작목 중에서 딸기가 평당 수확률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토마토, 애호박 순이다. 애호박 농사는 부가가치가 있는 편으로 작물을 9개월 동안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3개월 정도 키우면 꾸준히 소득이 나온다고. 대신 애호박 농사는 일에 대한 절차가 좀 많은 편이라고 곽찬재 대표는 말했다. 예를 들어 딸기 같은 경우에는 겹순을 제거하면 그 다음에 손이 덜 가는데 애호박은 겹순이 꾸준히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에 키우기가 좀 까다롭다는 것이다. 또한 수정, 인큐, 수확 작업을 매일 같이 해야 한다고. 인큐 작업이란 애호박에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말하며, 애호박이 생장하는 과정에서 봉지 사이즈 내에서만 모양이 잡힐 수 있게끔 하는 작업이다. 9개월 동안 수정, 인큐, 수확 작업을 매일 해야 하니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곽찬재 대표는 토로했다.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애호박 농사는 쉽지가 않다고 한다. 매출이 높다 하더라도 비수기 때문에 수입이 없는 시간이 거의 한 5~6개월 정도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벌었던 돈 가지고 버텨야하는 어려움이 있는데다 해마다 들어가는 기자재 비용이 몇 백 단위라고.
특히 겨울 기름값이 문제라고 곽찬재 대표는 말했다. 애호박은 겨울 작물로 하우스가 밀폐된 공간이라 병에 취약해 온도, 습도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겨울에 하우스 온도를 13~14도로 일정하게 유지해야 돼서 난방비가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곽찬재 대표는 비수기 동안 수입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작물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론과 단호박으로 두 작물은 애호박에 비해서 일의 양이 좀 적은 편이라고. 그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先 대화 後 정책
곽찬재 대표는 귀농을 하려는 분들에게 “예전처럼 뭐 할 것 없으면 농사를 지어야지 하는 생각을 시작하면 절대 안 됩니다. 충분한 검토, 충분한 사전조사가 필요합니다.”라고 당부했다. 단순히 남이 했는데 돈이 되더라 이런 식으로 하면 분명 2, 3년 안에 백전백패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절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안 된다고 곽찬배 대표는 강조했다.
또한 농사를 처음하시는 분들에게는 먼저 농사짓고 계신 분들에게 예의를 갖춰야 된다고 조언했다. 농사짓고 계신 분들이 시간을 내서 자신의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건데도 불구하고 예의와 감사 없이 대해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곽찬재 대표는 시에서 농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좀 더 늘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광양시가 지방 도시이기 때문에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농업적인 부분에 지원이 충분히 된다고 하면 인구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거기에 더해 곽찬재 대표는 “현장에 나오셔 가지고 저희 같이 실질적인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같이 토론도 하고 협의를 해서 정책을 내고 지원 사업을 계획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시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